이날 오후 3차례로 나뉘어 돌아온 근로자들은 "큰 이상 없이 근무해왔지만 제때 돌아오지 못해 걱정을 많이 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후 3시에는 159명이, 4시에는 114명, 5시에 21명이 돌아오는 등 이날 모두 294명이 귀환했다. 당초에는 453명이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돌아오지 않은 나머지 인원은 자진해서 계속 남아 조업하기로 했다.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안모 씨(60)는 "북한 근로자들은 별 반응이 없었지만 우린 예정된 날짜에 돌아오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했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에서 근무한다는 한 여성 근로자는 "재고 부품이 거의 떨어지는 바람에 오늘 출근한 북한 근로자들을 돌려보냈다"며 "당초 돌아오기로 했던 14일에는 버스에 탑승해 한참을 기다렸는데 오후 4시 반 돌아가지 못한다고 해서 큰 걱정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목요일에 다시 개성공단으로 돌아가 내 할일을 계속할 계획인데 차질 없이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북한 근로자들도 일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초코파이와 떡 등 간식류도 들어가지 못해 북한 근로자들에게 간식이 전달되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생산에 필요한 부품이나 생활필수품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조업중단은 물론 남은 근로자들의 생활은 큰 불편이 예상된다.
하지만 생산현장에서 만나는 남북한의 근로자들은 평소와 다름 없이 생산에만 몰두할 뿐 정치적 상황에 대해 서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귀환한 생산 현장 근로자들은 "걱정이 되긴 했지만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입을 모았으나 관리자들의 얘기는 약간 달랐다.
한 생산 공장의 관리자는 "북한 고위층은 우리에게 '남조선과 미국이 북침을 준비하면서 경제협력 운운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며 "한미 연합인 키리졸브 훈련에 상당한 적대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의회는 17일 오전 대표단 20여명이 개성공단을 방문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북한 측에 요청해 놨다. 이들은 개성공단 육로통행 정상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의 방북이 허용되면 개성공단 통행이 전면 재개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파주=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