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포동 2호로 인공위성 발사 시도한다면…

  • 입력 2009년 2월 18일 02시 58분


美 거미줄 감시망 실시간 가동

지름10㎝ 넘는 모든 물체 추적

北 위성체 기술수준 낮아

500kg 이상 탑재 힘들듯

북한 노동신문이 16일 ‘우주개발의 자주적 권리’를 주장함에 따라 북한이 대포동2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뒤 이를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1998년 대포동1호 미사일을 발사한 뒤 인공위성 ‘광명성 1호’였다고 주장한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광명성 2호’ 등으로 명명한 위성을 대포동2호의 탄두 부분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한다면 지상과의 간단한 통신만 가능한 ‘발사체 검증용 위성’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군 정보소식통은 17일 “북한은 위성 개발 기술 수준이 낮고 미사일의 사거리 연장이 최대 목표인 만큼 대포동2호의 ‘모의탄두’ 역할을 할 조잡한 위성체를 탑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포동2호에 탑재할 수 있는 위성체의 크기는 미사일의 추진력과 사거리, 발사 궤도, 연료 주입량 등에 따라 차이가 크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포동2호에 보조추진체(부스터)를 달아 발사할 경우 300∼400kg의 위성을 500∼1500km의 지구 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대포동2호의 최대 탑재량이 1t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의 기술 수준으로 볼 때 500kg 이상의 위성체를 탑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더라도 우리 정부는 이를 검증하거나 감시할 방법이 없다. 수백 km의 궤도를 도는 위성을 추적하는 데 필요한 첨단 추적장비를 갖춘 위성감시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수백억 달러를 투입해 우주공간은 물론 미국 본토와 세계 곳곳에 거미줄 같은 위성감시망을 구축해 놓았다.

현재 지구 궤도에는 야구공 크기인 직경 10cm 이상의 물체 1만8000여 개가 날아다닌다. 이 가운데 800∼900개의 위성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우주쓰레기’로 분류된다.

미국의 위성감시망은 이 모든 물체에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해 위치와 궤도를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위성도 이 감시망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이 대포동2호를 발사하면 가장 먼저 한반도 상공의 적외선 조기경보위성(DSP)이 미사일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과 버섯구름 등을 포착해 관련 정보를 전 세계의 위성감시 장비 및 시설에 전파한다.

동해상의 정찰기 RC-135S ‘코브라 볼’과 미 해군의 이지스함,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 등에 배치된 X밴드 레이더 등 첨단 위성감시장비도 대포동2호의 발사 궤도와 위성의 분리 및 궤도 진입 여부를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미국 본토 등에 설치된 위성추적감시센터도 지름 수십 m의 대형 안테나를 움직여 북한 위성이 보내오는 전파를 수신해 궤도와 위치 확인에 나선다.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에서도 북한 위성의 정밀 추적이 가능하다. 1958년 북미 대륙의 방공망을 감시하기 위해 창설된 NORAD는 지구 상공 수십 cm 크기의 물체 형태와 궤도를 파악할 수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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