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일부 핵심기술, 9년만에 국산화 성공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우리 군이 적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술을 독자적으로 연구 개발한 지 9년 만에 일부 핵심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스텔스 기술로 제작된 항공기나 함정은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은밀하게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이 기술은 21세기 첨단 군사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1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1999년부터 스텔스 기술 개발에 착수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해 말 스텔스 기술의 핵심 분야인 레이더 전파흡수 재료를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ADD는 지난해 말 전파 흡수 재료를 공군의 F-4 전투기와 전투기 축소 모형에 부착해 극비리에 지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 성능이 양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개발된 전파 흡수 재료의 구체적인 재질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항공기의 기체나 장비에 칠하는 도료나 부착할 수 있는 특수 필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스텔스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미국의 F-22, F-35 전투기의 기체 곳곳에는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특수 필름이 코팅 처리돼 있다.

F-22 전투기의 경우 레이더에 작은 새나 벌레 크기로 포착될 만큼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 유사시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시키고 핵심 시설을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다.

ADD와 공군은 현재 전파 흡수 재료를 부착한 F-4 전투기의 공중비행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험에서 F-4 전투기가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으면 전파 흡수 재료는 항공기를 비롯한 군 장비에 실전 적용할 수 있다는 최종 판정을 받게 된다.

군은 또 전투기와 함정이 레이더 전파를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스텔스 설계의 일부 기술도 독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올해 미국의 F-22 전투기가 실전 배치된 뒤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도 동북아 제공권 장악을 위해 스텔스 항공기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우리도 2010년대 중반까지 스텔스 기능 구현에 필요한 모든 핵심 기술의 개발을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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