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한국형 이지스구축함(KDX-III)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조기에 격추할 수 있는 신형 장거리 요격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실전 배치되는 세종대왕함(7500t급)을 비롯해 2012년까지 추가로 건조되는 한국형 이지스구축함 3척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조기에 요격할 수 있는 SM-6 미사일(그림)을 미국에서 도입해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현재 세종대왕함에 장착된 SM-2 미사일은 사거리가 148km로 유사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제약이 많다”며 “SM-6 미사일은 사거리가 최대 400km에 달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 초기에 격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M-6 미사일은 2010년경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며 군 당국은 2012년경 이 미사일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미 측과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해군 이지스함에 SM-6 미사일이 탑재되는 2012년 이후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KAMD)’가 본격 구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MD) 체제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대기권 안팎에서 요격할 수 있는 ‘상하층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다. 한국이 MD에 참여하려면 막대한 개발비용 부담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대를 극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MD 참여를 유보하는 대신 탄도미사일을 대기권 내에서 요격하는 KAMD를 추진하고 있다. KAMD에는 이지스함의 SM-6 미사일과 앞으로 도입해 육상에 배치할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 독자 개발 중인 한국형 중장거리 요격미사일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SM-6 미사일이 미국 본토나 일본을 겨냥해 북한이 발사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해 상에서 요격할 수 있어 사실상 미일의 MD 체제에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지스함에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는 것은 우리 군의 독자적인 하층 방어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MD 참여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 때 MD의 기본 개념을 설명한 데 이어 합동참모본부도 최근 인수위 측에 MD의 군사적 의미와 주변국의 동향을 추가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인수위의 현황 파악을 위한 보고였을 뿐 (MD 참여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 체제 비교 | ||
구분 | 한국 | 일본 |
요격 방식 | 대기권 내 하층 방어 | 대기권 안팎 상하층 방어 |
요격 무기 | 이지스함의 SM-6 요격미사일, 육상의 패트리엇(PAC-2), 신형 패트리엇(PAC-3), 한국형 중거리대공미사일 | 상층 방어: 이지스함의 SM-3 요격미사일(요격 시험 성공) 하층 방어: 육상의 PAC-3 미사일(실전 배치 완료) |
미국 MD와의 연계 여부 | 무관, 독자적으로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제(KAMD)’ 구축 | 상호 밀접, 공동 연구개발 및 생산 |
가동 시기 | 2012∼2015년 | 2010년경 |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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