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정치인 배제’ 예상 깨고 의원들 대거 참여 예상

  • 입력 2007년 12월 2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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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개 분과위원장 원내 몫 될듯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안과 조각 및 총선 전반에 대한 정국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22일 청와대 인근 안가(安家) 내 테니스장에서 지인들과 테니스를 친 뒤 ‘정국 구상 결과가 26일쯤 나오느냐’는 질문에 “그때쯤 하려고 한다. 어차피 크리스마스 때면 일도 못하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나 대변인은 “26일경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부위원장 및 당선자대변인, 비서실장을 포함한 인수위의 골격을 내놓으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당선자가 결심을 빨리 굳힐 경우 24일 위원장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인수위원장=위원장 후보는 23일 현재 3명 정도로 압축된 분위기다. 압축된 후보군에는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이 총장이 현재까지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총장에게는 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제안까지 이미 한 상태다. 다만 이 총장이 고사를 하고 있어 애를 먹고 있지만 이 당선자와 신뢰가 두터워 위원장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 당선자 측 분석이다.

윤 전 장관도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역대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 관세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등 주요 경제 부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여기에 서울산업대 총장 등 학계 경험까지 있어 이 당선자 측이 제시한 ‘학계+관료 경험’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인물이다. 특히 이 당선자가 가장 중시했던 선대위의 경제살리기특위 부위원장을 맡아 이 당선자와 호흡을 맞췄다. 관료나 기업인 출신들이 윤 전 장관을 밀고 있다.

손 총장도 살아 있는 ‘카드’다. 기업인 출신으로 이 당선자의 ‘경제관’을 누구보다 잘 구현할 수 있고, 학계 경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막판까지 국회의원들이 “인수위원장은 정책이나 비전 방향 제시와 함께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한 자리”라며 적극 밀었지만 위원장에는 정치인을 배제한다는 방침이 결정돼 제외됐다.

▽국회의원들 인수위에 대거 참여키로=당초 계획에 따르면 인수위는 실무 중심으로 꾸리고 가급적 정치인들을 배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논의 과정에서 정치인들이 인수위에 대거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 핵심 당직자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 당과 거리를 둬 집권 초기 원활한 국정운영이 안 됐던 노무현 정부의 과오를 밟지 않기 위해 인수위에서부터 대선에서 공이 컸던 정치인을 대거 참여시키기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부위원장에 3, 4선 의원을 앉히는 것은 외부 인사인 위원장을 보완해 한나라당과 원활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5, 6개 분과 위원장 가운데 3, 4개 분과 위원장을 국회의원이 맡기로 해 국회의원들이 인수위를 사실상 장악할 가능성이 커졌다.

▽24명의 인수위원은=한 측근은 “대선 캠프에서 이 당선자를 도와 정책을 만들고 조언해 줬던 교수들이 인수위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 과정에서 공이 있었던 인사들은 자신이 원한다면 가급적 인수위에 합류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자문위원 전문위원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위 분과는 △정무 △경제1(성장 투자) △경제2(노동 복지) △외교안보 △사회문화교육 등 5개 분야로 나눠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분과 위원으로는 곽승준(고려대) 백용호(이화여대) 강명헌(서울대) 교수,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 황영기 전 선대위 부위원장, 장석효 한반도 대운하 특위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교안보 분과 위원에는 현인택 남성욱(이상 고려대) 김우상 이정민(이상 연세대) 김태효(성균관대) 조중빈(국민대) 교수 등이 후보군에 있다고 한다.

이 밖에 유우익(서울대) 김원용(이화여대) 김대식(동서대) 교수 등도 위원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인수위원회에는 특위를 둬 한반도 대운하 등 이 당선자의 공약에 대한 실천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밖에 자문위원을 당선자 자문위원과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구분해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이 당선자는 24일 강재섭 대표와 회동을 갖고 최근 불거진 당권·대권 분리 논란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당 화합과 순조로운 정권 교체를 위한 당선자와 대표 간 ‘정례회동’ 방침 등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촬영 : 이종승 기자


촬영 : 이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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