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대]인수위 어떻게 구성되나

  • 입력 2007년 12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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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이번 주말 향후 정국 구상에 집중할 계획인 가운데 조만간 출범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구성과 인선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위는 ‘이명박 정부’ 출범의 기초를 다진다는 점에서 ‘예비 청와대’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20일 “가능하면 정치인은 배제하고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가벼운 실무적 인수위를 꾸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인수위도 ‘이명박 식’으로 만들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일하는 실무형 인수위’가 핵심

이 당선자 주변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보면 인수위의 틀을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그만큼 불필요한 군살을 떼어내고 기동성 있는 효율적 인수위로 꾸리겠다는 것이다. 이 당선자는 경선 직후 “선대위는 효과와 기능 위주로 짜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정당 조직에 대해서도 “비대하고 첩첩하다”고 일침을 놓은 그다.

이에 따라 ‘이명박 인수위’는 꼭 필요한 조직과 그만큼의 인력이 구성되고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5년 전 ‘노무현 인수위’를 부분적으로 벤치마킹하되 각 분과는 분야를 최소화해 △정무 △경제1(성장 투자) △경제2(노동 복지) △외교안보 △사회문화 등으로 압축한다는 것.

한 핵심 측근은 “5년 전 인수위에서는 활동 전반을 조율하고 관장하는 기획조정 분과를 별도로 두었으나 이는 정무 분과와 합쳐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 많다”며 “이는 지나치게 세분화된 현 정부 조직을 ‘대(大)부처 대국’ 체제로 통합 재편하겠다는 계획과 그 취지가 비슷하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핵심 어젠다를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 형식의 소조직을 만들어 각 분과와 유기적 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전날 인수위에 외국인투자 유치를 위한 TF를 만들겠다고 밝힌 데 이어 21일에는 환경 문제와 관련해 ‘기후변화 TF’ 구상 계획을 피력했다.

각 분과와 TF에 포진하는 인력도 5년 전의 250여 명에서 절반가량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 인수위’는 분과별로 간사(당연직 인수위원), 여러 명의 인수위원, 전문위원, 행정관, 실무진 등을 단계별로 뒀다.

○ 정치인 합류 가능성 낮아

이렇게 꾸려지는 인수위에는 선대위에서 활동한 외부 전문가와 자문 교수단이 집중 포진할 가능성이 높다. 당선자가 밝힌 대로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선자 비서실장, 대변인 등 일부 핵심 포스트를 제외하고는 현역 의원 등 정치인이 인수위에 합류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우선 선대위에서 이 당선자의 공약을 실무선에서 총괄 조율했던 곽승준(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정책기획팀장은 인수위에서도 유사한 임무를 맡아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비전을 다듬을 게 확실시된다. 또 정책 개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 당선자의 연설문 작성을 총괄했던 서울대 유우익 교수, 오랫동안 당선자에게 정책 조언을 해 온 백용호(이화여대 교수) 바른정책연구원장 등도 인수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인택 남성욱(이상 고려대) 김우상(연세대) 남주홍(경기대) 김태효(성균관대) 조중빈(국민대) 교수 등 당선자의 정책 자문을 맡았던 그룹도 인수위 합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당선자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던 선대위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의 황영기 윤진식 부위원장도 인수위에서 각자의 경제 관련 노하우를 펼칠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당선자가 서울시장 시절부터 함께한 이춘식 특보부단장, 강승규 커뮤니케이션 팀장, 김해수 비서실 부실장 등도 인수위에서 당선자를 계속 보좌할 가능성이 높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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