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7 대선 D-2]3차 TV토론…경제 살리기 설전

  • 입력 2007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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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기업투자 살릴것”

정동영 “경제드림팀 구성”

이회창 “강소기업들 육성”

문국현“지식-녹색-반부패 경제로 가야”

권영길“서민소득 年7%씩 끌어올릴것”

이인제“비정규직 비중 20%대로 조정”

■ 경제 살리기 설전

6명의 주요 대선 후보들은 16일 TV합동토론에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러나 해법에 대해서는 ‘6인 6색’이었다.

▽경제 활성화 해법=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우리나라는 반(反)기업 반시장 정서가 있는데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300조 원 가까운 현금을 보유한 기업이 투자하도록 하고, 노사문화를 바꾸고 공공부문의 비효율성을 개혁하면 7%의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지난 10년 동안 대기업은 살렸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 서민을 못 살렸다”며 “경험 많고 나이 드시고 국민의 고통 잘 이해하는 전문가들로 경제 드림팀을 만들어 중소기업과 자영업 서민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획기적으로 기업 규제를 풀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획기적으로 정부가 지원을 하도록 해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저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다. 세계적 경향에 따라 우리는 지식경제, 녹색경제로 가야 한다. 또 반부패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매년 서민소득을 7%씩 올리고 소득불평등을 9%씩 낮추는 ‘서민 79경제’를 추진할 것”이라며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이루고 대기업 횡포를 막고 중소기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실업대란을 잠재우는 데 최선을 다하고,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세금을 낮추겠다”면서 “실리콘밸리 지식산업단지 등을 세워 일자리를 1년에 60만 개 이상을 만들어 7% 경제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문제=이명박 후보는 “가장 큰 문제는 같은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임금을 정규직의 70% 수준만 받는다는 것”이라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써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에 따라 동일한 장소, 동일한 일을 할 때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90% 가까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일용직근로자, 파견근로자, 기간근로자들이 한 칸씩 위로 올라가는 선순환 노동시장을 만들겠다”며 “비정규직 수도 OECD 수준의 25%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기업은 비정규직을 100%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할 때 법인세를 감면해 주고 사회보험료를 깎아 주는 방식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국현 후보는 “80조 원의 구조조정 자금을 비정규직 정규직화 자금에 써야 한다”고 했고, 권영길 후보는 “정규직 전환기금 3조 원을 통해 5년 내 400만 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는 “동일 노동이면 같은 임금을 받도록 고용을 안정시키고, 비정규직 비중을 전체 노동자의 20%대로 조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파탄 논란=정 후보는 “경제는 안 죽었다. 10년 전에 죽은 경제가 겨우 살아난 것”이라며 “피부 생활 경제가 아직 못 살아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머지 5명의 후보들은 정 후보의 주장을 일제히 반박했다.

이명박 후보는 “정 후보는 말을 잘하고 설득력이 있지만 신뢰는 가지 않는다”면서 “서민이 더 어렵다고 한다. 경제는 실패했고 정 후보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정권에서 성장률은 4.5%로 세계 평균 이하고 역대 정권 중 이런 수치가 없었다. 경제가 잘못됐다고 고백하는 게 국민 보기에 좋다”고 가세했다.

문국현 후보는 “국민은 영혼을 팔아서라도 직장을 갖고 싶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느냐. (정 후보는) 책임져야 한다”고 했고, 권영길 후보는 “노 정권에서 경제는 완전히 무너졌고 경제는 죽었다. 정 후보는 경제 살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인제 후보는 “잘못된 것에 대해 솔직히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 깊은 반성과 사죄가 선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昌 “거짓말 일삼으며 지도자 되겠다니…”

李 “김대업 때문에 어려움 겪으신 분이…”▼

■ ‘BBK 동영상’ 공방

16일 대선 후보 3차 TV합동토론회에서는 이날 공개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동영상’을 놓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비롯한 5명의 후보가 이명박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이명박 후보가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많은 네거티브 음해공작에 시달렸다”며 “투표 3일 전에 새로운 공작이 나오는 것 같다”며 미리 저지선을 폈지만 소용없었다.

정 후보는 “오늘 한나라당 후보가 스스로 거짓말쟁이, 신용파탄자임을 드러냈다”며 “이명박 후보님, (2000년에) 광운대 가셨느냐. BBK를 설립했다고 말씀하셨느냐. 그렇다면 이 자리에 앉아 계시면 안 된다”고 몰아붙였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오늘 동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좀 안됐지만 새빨간 거짓말을하고 탈법 편법 일삼는 후보가 어떻게 국민 지도자가 될 수 있느냐”며 “이명박 후보는 사과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명박 후보가 “2002년 김대업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신 분이 올해 선거에서는 반대로 네거티브에 동참한다. 깊이 생각해 주길 바란다”며 자제를 요구하자, 이회창 후보는 “도둑이 자기를 고발한 시민에게 왜 네거티브 했느냐는 것과 뭐가 다르냐. 이명박 후보답지 않다”고 재반박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미국의 엔론 사건에서 레이 회장은 끝까지 거짓말을 했다고 4배의 가중처벌을 받아 160년 형을 받았다”며 “이명박 후보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국가 경영은 도박하듯 하면 안 된다. 이명박 후보는 대박을 바라고 BBK를 만들었는데 대박은커녕 쪽박을 차게 됐다”고 꼬집었고,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거짓말이 드러나 사임했다”고 상기시켰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李“R&D예산 GDP의 5% 되게”

鄭“문화 콘텐츠 일자리 늘릴것”

昌“기초과학 예산 현재 두배로”▼

■ 과학-노인복지 정책 대결

▽차세대 첨단산업 육성=이명박 후보는 “기술 융합으로 미래 신사업을 만들고 연구개발(R&D) 예산을 GDP의 5%로 늘리겠다. 과학자의 사기를 살리기 위해 이공대 학생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대통령이 첨단형이어야 하는데 운하 파는 일에 골몰하면 나라가 과거로 간다”고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뒤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 일자리를 쏟아지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회창 후보는 “R&D 예산을 GDP 대비 5∼6%까지 늘리고 기초과학 예산을 과학기술 예산의 25%에서 두 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문국현 후보는 “대덕연구개발 특구를 세종과학도시와 연계해 세계적 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공약했고, 권영길 후보는 “2020년까지 전력 소비의 20%를 재생 에너지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는 “과학자 양성을 위한 석박사 과정은 정부가 학비를 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령화 사회 복지정책=이명박 후보는 “고령화 시대에 질병, 가난, 외로움으로부터 노인들을 벗어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일자리와 건강, 연금 해결이 노인정책의 핵심”이라며 “기초노령연금을 임기 내에 두 배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기초노령연금을 20만 원으로 올리고 장기 요양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국현 후보는 “14년 동안 노인의 날 제정과 경로연금, 어르신 일자리, 휴대전화 교육 문제에 앞장서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고, 권영길 후보는 “기초노령연금 액수를 3배로 늘리고 정년을 65세로 늘리며 업종별 정년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제 후보는 “중풍, 치매는 국가가 책임지고 노인이 외롭지 않게 전원형 농촌을 만들어 함께 모이게 하겠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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