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얼굴에 줄 안가게 신문 접을때도 ‘신경’

  • 입력 2007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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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의 ‘1호 사진’ 특별관리

초상화 구하기 위해 목숨 던지기도

북한에서 ‘1호 사진’은 특별하게 관리해야 한다. 신문에 게재되는 ‘1호 사진’을 접는 과정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에 줄이 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평양에서 발행하는 주간신문 ‘문학신문’은 2005년 1월 8일자 신년호 1면 중앙에 김 위원장 얼굴 사진을 가로 18cm 세로 25cm의 실제 크기로 게재했다. 평소처럼 신문을 위아래로 접으면 김 위원장의 얼굴이 함께 접히게 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김 위원장의 사진 왼쪽과 오른쪽을 접어서 배달했을 정도다.

북한의 월간 화보 ‘조선’ 2006년 6월호는 ‘평양 미산소학교에 재학 중이던 아홉 살 소녀가 2003년 1월 집에 불이 나자 불 속으로 뛰어들어 김 위원장의 초상화를 구하다가 희생됐다”는 미담 사례를 전했다. 그 후 학교명은 소녀 이름을 따서 ‘유향림 소학교’로 바뀌었으며 이 소녀의 동상까지 세워줬다.

북한 교실에는 ‘초상화 정성함’이란 게 있다. 그 안에는 고운 천으로 만든 3, 4개의 초상화 청소용 걸레가 있으며 학생들이 순번을 정해 매일 두 차례 청소를 한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1997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우리 측 관계자가 ‘1호 사진’이 실린 신문을 깔고 앉았다는 이유로 북한 노동자들이 항의하며 조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북한 응원단이 김 위원장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이 비를 맞으며 국도변에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울면서 항의한 것도 북한 시각에서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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