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한명숙

  • 입력 2007년 9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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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리더십 필요”

盧대통령의 갈등유발 통치 스타일 극복할 것

이해찬-유시민, 국민통합 이루기엔 장애 있어

‘취재지원’은 정책관련 모든 정보 공개가 핵심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후보인 한명숙(사진) 전 국무총리는 “현 정부의 정책은 계승하되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은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9일 제주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노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잘못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갈등을 유발시키는 통치 스타일이라고 본다”며 “나는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여러 가지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가는 ‘화합 스타일’로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 앞서 제주시민회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한 전 총리는 “나는 노 대통령의 시대를 연장하지는 않겠다. ‘한명숙 대통령’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며 “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갈등과 대립의 정치를 끝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이 갈등을 유발한 예를 든다면….

“최근 예라면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를 고발한 것이다. 내가 대통령이라면 그리 하지 않겠다. 이번 사태는 이 후보가 자초한 면이 크지만 선거 때 대통령의 언행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고발까지는 안 하는 게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출마 선언 이후 지지도에 별 변화가 없다.

“이제 예비경선이 끝난 상황이라 우리들의 비전이나 말이 전달될 수 있는 체계가 겨우 만들어졌다. 요즘은 사고를 내고 관심을 유발하고 쟁점을 형성하는 리더십이 탁월한 능력이 있는 걸로 오인되는 것 같다. 그러나 싸우지 않고도 이기고, 치열하게 국정을 운영하면서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리더십이 다음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리더십이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아무리 옳아도 반대세력이 많으면 이길 수 없다. 국민은 투쟁과 갈등의 리더십을 더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투쟁과 갈등의 리더십인가.

“다른 후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통합형 리더가 대통령이 돼야 국민의 힘을 결집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가진 사람이라도 이렇게 갈등이 심하게 드러난 사회에서는 저력을 모아낼 수 없다.”

―이 전 총리나 유 전 장관으로는 국민 통합이 어렵다고 보나.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 여러 가지 장애가 있다고 표현하겠다.”

―조직이 없고 권력 의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조직이 열세라는 점은 자인한다. 그러나 나의 지지자들은 정말 순도 높은 자발적 지지자들이다. 이 시점에서는 열세인지 몰라도 앞으로는 국민적 폭발력을 일으킬 수 있다. 권력 의지는 준비 기간이 짧아 약한 것으로 비쳤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꼭 여성 대통령을 만들어야 국운이 융성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총리로 일하며 노 대통령의 의견을 바꾼 적이 여러 번 있다고 들었다.

“주한 미군기지 평택 이전 문제를 대화로 풀어낸 것이 그랬다. 대통령도 물론 대화로 풀고 싶어 했지만 시간이 없고 그때까지 대화로 풀리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의구심을 갖고 있던 상황이었다. 김병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임명 파동 때는 총리로서 가진 모든 권한을 행사해서 김 부총리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 자진 사퇴하는 쪽으로 이른 시일 내에 해결했다. 1·11부동산대책 수립 때는 재정경제부가 분양원가 공개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분양원가 공개를) 수용한 것은 내가 없었으면 안 됐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하야 결심을 막았다는 얘기도 있었다.

“대통령이 굉장히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가 있었다. 참여정부 4년의 평가를 제대로 만들어내고 대통령께 힘을 많이 실어드려서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노 대통령이 정말 하야 결심을 했었나.

“이 세상 어느 대통령이나 겪을 수 있는 슬럼프였다.”

―정부의 이른바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한 생각은….

“방향은 맞고, 누가 해도 해야 한다고 본다. 핵심은 국민의 알 권리다. 기자들이 만족할 정도로 공무원이 모든 정책에 대해 정보 공개를 하는 것이 핵심 요소가 돼야 한다. 그에 대해 기자들의 불만이 있다면 보완해야 한다. 급격한 변화 과정에서 오는 갈등과 불편함도 기자들과 충분히 협의해 최소화했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부족했다.”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의 본경선 합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문 전 사장이 대통합민주신당에 들어와 같이 경선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독자적으로 갔고, 아마 여기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만일 우리 경선이 성공하고 제가 단일후보가 되고, 문 전 사장이 그쪽에서 선전(善戰)한다면 연대도 할 수 있고 단일화도 할 수 있다.”

―남편(박성준 성공회대 교수)과 아들은 출마에 찬성했나.

“둘 다 반대했다. 남편은 ‘총리 남편 하기도 힘든데 대통령 남편을 어떻게 하느냐’고 했고, 아들은 ‘어머니를 국민에게 뺏겼다’고 하더라.”

인터뷰를 마칠 즈음 그는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경선 중인 심상정 의원의 성적을 묻고 “이제 여성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추미애 전 의원 모두 낙마했는데 한명숙을 도와 달라”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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