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복잡하게 꼬이는 범여권 통합 방정식

  •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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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 봅시다”민주당 박상천 대표(왼쪽)와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가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식당에서 만나 양당 통합을 위한 막판 조율을 하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동주  기자
“잘해 봅시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왼쪽)와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가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식당에서 만나 양당 통합을 위한 막판 조율을 하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동주 기자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중도통합민주당’(약칭 통합민주당)을 창당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통합 방식을 둘러싼 범여권 내부의 흐름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결론적으로 양당의 통합 합의에 따라 범여권 통합은 한층 어려워졌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향후 통합민주당에서 내년 총선에 대한 고려 등에 따라 대통합 추진보다는 독자 생존 또는 후보 연합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당장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추진 중이던 ‘기획탈당을 통한 제3지대 신당론’이나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 그룹이 15일 탈당을 공언하며 밝혔던 ‘제3지대론’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 내부 대통합론자이던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의원 등이 탈당할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범여권 주자들의 거취 문제도 그만큼 결정이 어려워졌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은 “지켜보겠다”고만 했다.

특히 주변으로부터 탈당 권유를 받고 있는 정, 김 전 의장 측은 “거취를 결정하기가 한층 복잡다단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양당이 타결한 내용 중 가장 주목을 끄는 대목은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주장해 온 ‘특정 인사 배제’가 합당선언문 등에서 삭제된 것.

양당은 당초 합의문구를 ‘국정 실패를 교훈 삼아 중도개혁에 공감하는 모든 세력에 문호를 개방하고 대통합을 적극 추진한다’는 완화된 표현으로 수정했지만, 양당 대표 회동에서는 ‘국정실태를 교훈삼아’마저 완전히 삭제됐다. 이런 데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부정적 견해를 보였고, 당내 대통합론자들이 집단탈당 등을 내세워 압박한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민주당이 분열 없이 단일대오를 이룰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배제론’의 원칙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했다. 향후 협상 등에서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민주당 100여 명의 원외지역위원장이 서명을 벌이며 대통합을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민주당 내부가 어떻게 정리될지 알 수 없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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