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북한 핵실험, 김정일 결단있으면 가능"

  • 입력 2006년 8월 28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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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 국정원장은 28일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핵 실험을 위한 주변시설 등이 항상 준비상태이고, 북의 역량을 볼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고 "그러나 지금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직접적 징후나 동향은 없다"고 보고했다고 신기남 정보위원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김 원장은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최근 케이블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지만, 이것이 핵실험 준비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근 황해북도 곡산군에서 감지된 지진파가 핵실험 결과인지에 대해 김 원장은 "평양에서 가까운 곳인 만큼 핵실험 목적은 어렵고 지진파 규모가 2.2 정도인 것으로 보아 공사 건자재를 얻기 위한 발파로 보인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함북 화대군 '대포동미사일 시험장'에서 지난달 중순 '대포동 2호' 관련 장비를 모두 철수해 이 지역의 미사일 활동이 종료됐다"고 말했다.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성공 여부에 대해 국정원은 "40여초밖에 날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발사 자체는 실패했다"고 규정한 뒤 "다만 성과가 있다면 스커드, 노동 등 한꺼번에 종합적인 시스템을 가동시켜본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북한 위폐 문제에 대해서는 "미 수사당국이 99년 11월~2005년 8월 위폐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북한의 위폐 제조 및 유통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면서 "위폐범들은 700만 달러 이상의 북한산 위폐를 장난감 박스, 직물 원단 등에 은닉해 컨테이너로 미국에 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고했다.

위폐범 기소와 관련해 "피의자 중 한 명이 '슈퍼노트(초정밀 위조 미 달러)'가 북한에서 제조됐다고 진술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국정원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직무를 못할 정도의 심각한 사안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의 '방중설'에 대해서는 "관련 징후는 없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또 김정일 위원장이 최근 40여일간 장기간 은둔한 데 대해서는 "종전에도 큰 일이 있고 나서는 60일, 90일간 등 장기간 잠적하는 일이 있었다"며 "98년 미사일 발사 이후에도 장기간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전례가 있다"고 답변했다.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태와 관련해 김 원장은 정부가 조사를 진행한 것은 2004년부터이며, 국정원도 지난해 말 총리실 산하 태스크 포스(TF) 소속으로 본격 조사를 시작했으며, 관련 정보를 수집해 계통을 따라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해 8월에도 사행성 오락게임에 대한 국정원의 정보 수집 여부를 묻는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회 정보위의 야당의원들이 "전시 작전권이 환수되면 대북 억지력 등에 장애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데 대해 김 원장은 "협의 과정이나 정보로 볼 때 전시 작전권이 환수돼도 대북 억지력, 한미 동맹, 한미 공동군사력 등에 장애요소는 없을 것"이라고 답변해 논란을 빚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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