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씨 복권 뒤 행보 관측 무성

  • 입력 2006년 8월 10일 03시 03분


코멘트
8·15특별사면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안희정(사진) 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동업자’로 불렀을 정도로 386 핵심 측근이다.

안 씨는 1990년 초반부터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노 대통령 진영의 ‘안살림’을 도맡았고, 2002년 대선 때는 선거자금 조성에도 깊숙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2002년 대선 당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돼 복역했다. 안 씨는 만기 출소한 뒤에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한 적이 없다. 특히 2003년 7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집권당 사무총장이 되고 싶다”는 발언을 해 여권 내에서 오만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복권이 이뤄진다고 해도 안 씨는 당분간 공개적인 행동을 자제할 것이라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복권 후 대통령정무특보를 맡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대해 “안 씨는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며 그런 직함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안 씨가 2007년 대선 등을 앞두고 뭔가 역할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가 지난달 초 ‘친노 직계’인 열린우리당 백원우 이화영 의원 등과 함께 프랑스 독일 등을 방문해 정치제도와 정당시스템을 점검하고 돌아온 것도 향후 정계개편 등에 대비한 정지작업이라는 얘기가 무성하다.

지난해 광복 60주년 대사면 때도 복권 대상에 올랐으나 비판 여론에 밀려 막판에 빠진 때문인지 그의 지인들은 여론의 향배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親盧 이상수-신상우 화려한 복귀▼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관련된 정치인 가운데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된 사람은 모두 13명이다.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실형을 산 지 1년 4개월 만에 사면 복권돼 ‘형평성 논란’에 시달렸다. 정 고문은 최근 범여권 정계개편론의 중심에 서 있다. 정 고문은 지난달 18일 민주당 한화갑 대표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지 않고도 정계개편을 할 수 있다”며 신당 창당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2일엔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에게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등 여야 정치인들의 8·15 사면을 건의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사면 복권된 직후 10·26 국회의원 재선거 때 경기 부천 원미갑에 출마했다 낙선했지만 올해 2월 입각했다. ‘보은인사’란 비판을 받았다.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10년 선배인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내정돼 ‘낙하산 인사’ 파문을 겪었다.

반면 한나라당 김영일 전 대선 선거대책본부장, 신경식 전 대선 기획단장 등 야당 인사는 사면 복권 이후 가급적 정치권과 발을 끊은 채 조용히 지내고 있다.

한편 당시 불법 대선자금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은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이 잇따라 사면 복권되는 데 대해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사팀 출신의 한 중견 검사는 “1년 가까이 매일 야근하면서 수사했는데 수사 종료 2년 만에 모두 풀어 준다면 뭐 하러 수사를 하느냐”며 불쾌해했다. 수사팀을 지휘한 한 인사는 “사면권을 남용해서는 법치주의가 바로 설 수 없다”며 “특별사면권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지만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2005년 광복절 특사 여당 정치인
이름/2002년 대선 당시 직책근황
정대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민주당 한화갑 대표 등과 정계 개편 논의
이상수민주당 선대위 대선 총무본부장2006년 2월 노동부 장관 취임
신상우민주당 선대위 상임고문2006년 1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취임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