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홈피 ‘부동산 시리즈’ 이번주엔 왜 안나왔지?

  • 입력 2006년 6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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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매주 청와대 브리핑에 연재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부동산 특별기획 시리즈 ‘부동산 이제 생각을 바꿉시다’를 돌연 중단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이번 주 잠시 쉬는 것이지 부동산 시리즈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매주 월요일 빠짐없이 싣던 연재물을 중단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에선 열린우리당의 5·31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내에서 “부동산 정책을 일부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많다. 선거 후유증이 수습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리즈를 계속할 경우 정치적 역풍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메시지의 전달 효과를 고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시리즈는 첫 회분 ‘통계로 보는 부동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버블 세븐’이란 유행어를 낳으면서 사회적으로 격렬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 ‘버블 세븐’ 신조어로 거품 붕괴 임박 경고

이 특별기획 시리즈는 지난달 15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10회 예정이라며 처음 실리기 시작해 지금까지 5회가 나갔다.

첫 회 ‘통계로 보는 부동산의 오해와 진실’에서 청와대는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와 양천구 목동, 경기 성남시 분당, 안양시 평촌, 용인시 등 7개 지역을 ‘버블 세븐’으로 지목하며 ‘거품붕괴론’에 불을 지폈다.

이 글이 나오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버블 세븐’ 지역과 나머지 지역을 대립시켜 표를 결집하려는 ‘양극화 정치 상술’”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2회 ‘부동산 시장 전망-계속 오르기는 어렵다’에서는 “강남 부동산 시장이 1990년대 말 벤처 거품을 닮았으며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라고도 했다.

3회에서는 “강남 은마아파트 31평은 약 9억5000만 원, 도곡렉슬 33평은 13억 원으로 지난해 근로자 연평균 소득(3867만 원)의 20∼30배에 이른다”며 “아파트가 희귀한 골동품이 아닌 바에야 실수요도 없이 고공 행진을 계속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 ‘정부 생각과 다르면 이해관계 세력’

4회 ‘불로소득 차단, 회군(回軍)은 없다’는 김병준 당시 대통령정책실장 명의로 발표됐다.

김 전 실장은 “부동산 정책의 성패는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시키고자 노력하는 잘 조직화된 이해관계 세력과의 전쟁에 달려 있다”며 “이들과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공익적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만 옳고 다른 의견은 무조건 적대시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달 29일자로 실린 5회 ‘강남공급 확대론, 해답 아니다’라는 글에서는 “서울 강남 3구는 주택보급률 100%이며 향후 5년간 강남 3구와 송파, 판교 등에 10만 호의 주택이 공급된다”며 ‘공급 부족론’을 비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주택공급이 정부 계획대로 될지 불확실하며 강남지역에 공급되는 주택의 절반 정도는 임대주택이어서 수요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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