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人事검증]공기업-정부산하기관 인사도 난맥

  • 입력 2005년 3월 14일 18시 06분


코멘트
공기업 사장이나 정부 산하기관장 인선도 난맥상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사장추천제도와 공모제가 도입되면서 이전 정권에 비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권력 실세의 ‘입김’은 여전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인사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공모제도 실효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후보자가 공개되면서 특정인을 떨어뜨리기 위한 각종 투서나 괴문서 살포 등 ‘작전세력’이 개입하는 혼탁 양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KOTRA 사장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다.

청와대는 1월 4일 오영교(吳盈敎) 전 사장의 행정자치부 장관 발탁으로 후임 사장 공모에 들어갔고, 3명의 후보로 압축까지 했으나 10일 “적임자가 없다”며 재공모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KOTRA의 사장 공백 상태는 3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최종 엔트리에는 전직 장관, 전 산업자원부 국장, KOTRA 현 부사장이 올랐다. 그러나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의의 검증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출처불명, 확인불능의 음해성 투서가 난무했다는 후문이다.

한국관광공사도 유건(柳健) 전 사장이 임기 1년을 앞두고 조기 퇴진했으나 후임자를 확정짓지 못한 채 2개월째 사장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공모제를 통해 L 전 의원과 K 전 문화체육부차관이 최종 후보로 압축됐으나 내부 경합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 기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각종 루머에 시달리며 난도질당하느니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증권선물거래소이사장 선임을 둘러싼 파문 이후 경제 부처에서는 공모제의 후유증에 대한 얘기가 심심찮게 오갔다.

여기에는 ‘외압’ 논란도 한몫하고 있다. 공기업 사장 인선에 윗선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비치면서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심리도 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