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국회 국정연설]경제정책 방향

  • 입력 2005년 2월 25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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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듣는 한나라 의원들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연설을 듣는 한나라당 의원들. 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종전에 비해 유연한 현실인식을 밝히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3차례에 걸쳐 박수로 화답했다. 김동주 기자
연설 듣는 한나라 의원들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연설을 듣는 한나라당 의원들. 노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종전에 비해 유연한 현실인식을 밝히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3차례에 걸쳐 박수로 화답했다. 김동주 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취임 2주년 국정연설을 통해 ‘선진한국’ 전략 구상을 밝혔다. 선진한국 구상은 차기 정부 임기 첫해인 2008년경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겠다는 내용이다. 42분 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노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는 각종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구조의 창출을, 정치·행정 분야에서는 지역주의 극복과 정부 혁신을, 사회 분야에서는 부패 청산과 시민사회의 성숙을 선진국으로 가는 핵심 과제라고 제시했다. 지난 2년에 대해선 언론과의 갈등, 열린우리당 창당, 대선자금 수사, 탄핵 사태를 열거하며 “파란만장의 2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국민이 내린 다양한 평가에 이의를 달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취임 2주년 국정연설에서 경제가 향후 국정운영에서 우선순위에 놓일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먼저 “경제가 ‘좋아진다, 아니다’ 논란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달라지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새해에는 경제가 좀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던 지난달 13일 신년기자회견과는 사뭇 달랐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어 노 대통령은 경제가 좋아진다고 해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있다며 △경쟁력 강화 △양극화 해소 △서비스산업 육성 △선진통상국가 진입 등 선진경제 진입을 위한 과제도 제시했다.

▽양극화 해소에 주력=노 대통령은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낙관만 하지는 않았다.

그는 먼저 “비정규직이 늘고, 장사는 안 되고,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고통스러운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 전망에 대해서도 “더디기는 하더라도 머지않아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속단하지는 않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한 “경제가 좋아져도 걱정하고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며 무엇보다 경제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수출과 내수, 대형할인점과 재래시장, 계층간 소득격차 등의 양극화를 해소하지 않고는 경기가 회복해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중소기업 정책과 관련해 “성공한 게 아니다”고 지적한 뒤 “지난해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거쳐 중소기업 정책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쳤고 앞으로는 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을 해서라도 집값은 안정”=노 대통령은 또 집값, 사교육비, 신용불량자 문제는 서민생활에 주름이 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투기와의 전쟁을 해서라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표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그동안 노 대통령이 부동산시장 안정을 강조할 때마다 정부의 정책과 시장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관건=전문가들은 이날 노 대통령의 경제우선 노선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하면서 차질 없이 실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兪炳圭) 상무는 “중장기적으로 선진경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며 “여러 과제들이 제시됐는데 일부는 한꺼번에 추진되기에는 서로 상충되는 측면도 있는 만큼 부처간 원활한 조정과 협의를 통해 효율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경제학과 홍기택(洪起澤) 교수는 “과거보다 시장친화적 발언이 부쩍 늘어 긍정적인 인상을 줬다”면서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 변화가 정책 운영에 구체적으로 반영돼 실행으로 옮겨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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