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과 민청학련 관계“내가 고시공부때 그들은 싸워”

  • 입력 2005년 1월 26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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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 이강철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정찬용 전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이 모두 민청학련 출신들이다.

이들은 모두 50대 중·후반으로 노 대통령과 같이 광복 직후에 태어난 세대다. 이들이 노 대통령과 가까운 위치에 잇따라 중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노 대통령의 측근들은 “민청학련 출신이라고 해서 노 대통령이 특별히 챙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1988년 노 대통령이 정치권에 들어온 뒤 연배가 비슷한 이들과 함께 의기투합했고, 10여 년 동안 정치적으로 같은 노선을 걸어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 측근은 “노 대통령이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운동권 연고주의”라며 “노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운동권 내에서도 끼리끼리 뭉쳐서 파벌을 형성하는 운동권 연고주의가 지연 학연처럼 폐해가 적지 않다는 얘기를 해 왔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총리, 유 의원, 이 수석비서관, 원혜영(元惠榮)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정치권 내의 운동권 연고주의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이들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이들을 중용하고 있는 데에는 엄혹했던 유신 시절에 박정희 정권에 저항했던 이들과 달리 자신은 1980년대 초반까지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전혀 다른 길을 걸었던 데서 오는 부채의식도 상당히 작용했으리라는 시각도 있다.

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연세대 특강에서 “나는 열등감 때문에 성공에 대한 집착이 높았고, 성공하기 위해 고시공부를 했는데 10월 유신이 일어났다. 나는 유신헌법을 공부해서 판사가 됐으니 유신판사 아닌가”라고 토로한 것도 이러한 부채의식의 한 단면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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