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교수, 盧정부 4大 정책오류 비판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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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정부는 개혁 만능적 사고와 정책의 빈곤, 적의(敵意)의 리더십 등으로 정책 오류에 빠져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宋虎根·사진) 교수는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한국능률협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회 강연을 통해 현 정부의 정책실패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송 교수는 현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오류로 △성장 패러다임의 부재 △개혁 만능적 사고 △정책의 빈곤 △적의의 리더십을 꼽고 ‘적의의 리더십’을 ‘타협’으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책 오류를 시정해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에 대한 정치의 지배를 탈피할 것을 제안했다. 다음은 송 교수의 강연 요지.

▽집권 2년간 경제 활력 상실=노 대통령이 ‘경제 기반은 매우 단단하다’고 말했고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2007년 IMF 후유증을 극복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현 정부가 도대체 어떤 성장 패러다임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수출 이익이 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투자가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현 정부의 정책 오류 때문이다. 현 정부는 성장 패러다임은 없이 개혁 만능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영미식 시장경제로 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한국적 규제를 통해 개입주의적 시장경제라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반(反)기업 정서도 세계에서 높은 편이다.

이념은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경제정책은 없으며 개혁하면 모든 게 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근거 없는 낙관론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 같은 개혁 만능적 사고와 정책 빈곤이 경제 활력을 하락시키고 있다.

청와대가 영업이익과 매출액 증가를 근거로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펴고 있지만 설비투자와 생산은 노무현 정부 초반인 2003년 초부터 하락했다. 소비자의 생활형편 평가 등 서민의 소비지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적의를 타협으로 전환하라=노무현 정부는 적(敵)을 많이 만드는 적의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적의의 리더십은 ‘386정권’의 마인드다. 이 리더십은 이상주의, 비현실적 상황 정의(定意), 불분명한 사회 정의(正義)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경제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386정권의 적의가 타협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상주의는 실용주의로, 비현실적 상황 정의는 냉정한 현실인식으로, 불분명한 사회정의는 분배적 사회정의로 전환해야 한다.

정책기조도 바꾸고 신경제 패러다임을 창출해야 한다. 대기업의 경쟁력을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자 관계가 증진돼야 한다. 정책 아마추어리즘과 개혁 만능적 사고를 지양하고 경제에 대한 정치 지배를 탈피하는 것도 시급하다. 반기업적 정서를 없애고 기업가 정신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회복돼야 한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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