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맹활약 39인 "눈에 띄네"…족집게 질타, 성실한 대안

  • 입력 2003년 10월 14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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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및 본보 국정감사 자문위원단과 함께 2003년 국정감사의 상임위원회별 ‘베스트3’ 의원을 선정했다. 선정 근거로는 정책지향적 질의 빈도 및 수준, 피감기관의 문제점 분석과 대안 제시 정도, 국민들이 궁금해 할 만한 이슈 선점 능력 등이 고려됐다. 3명을 선정하지 못한 상임위는 ‘베스트2’ 또는 ‘베스트1’만 선정했다.》

▽경제분야(재정경제·정무·건설교통·산업자원·과학기술정보통신·농림해양수산)=재경위에서는 이한구(李漢久·한나라당) 의원이 국가채권 5년간 47조원 소멸, 공적자금 관리체계 부실, 재경부의 경기 조절 실패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정무위 김문수(金文洙·한나라당) 의원은 현장 조사를 토대로 중소기업 하도급 실태 등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적 맹점을 짚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교위에서는 김학송(金鶴松·한나라당) 의원이 2권의 정책자료집을 통해 주택정책 및 주택금융정책에 대한 정책 대안을 비교적 상세히 제시했다.

국정감사 상임위별 베스트 의원 39명
상임위베스트 의원
법제사법홍준표 (한나라당)
함승희 (민주당)
심규철 (한나라당)
정무김문수(한나라당)
이성헌(한나라당)
엄호성(한나라당)
재정경제이한구(한나라당)
강봉균(통합신당)
정의화(한나라당)
통일외교통상김덕룡(한나라당)
유재건(통합신당)
조웅규(한나라당)
국방박양수(통합신당)
이경재(민주당)
행정자치정우택 (자민련)
박종희 (한나라당)
김충조 (민주당)
교육윤경식(한나라당)
정몽준(국민통합21)
설훈(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박진(한나라당)
권영세(한나라당)
오영식(민주당)
문화관광심재권(민주당)
정병국(한나라당)
김성호(통합신당)
농림해양수산정철기(민주당)
허태열(한나라당)
장성원(민주당)
산업자원김택기(통합신당)
이낙연(민주당)
안영근(통합신당)
보건복지심재철(한나라당)
김성순(민주당)
김홍신(한나라당)
환경노동전재희(한나라당)
박인상(민주당)
오세훈(한나라당)
건설교통김학송(한나라당)

산자위에선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에 대한 지나친 특혜를 밝힌 김택기(金宅起·통합신당) 의원이 돋보였다. 김 의원은 특혜를 줄여 전기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농해수위에서는 정철기(鄭哲基) 장성원(張誠源·이상 민주당) 의원이 풍부한 항만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태풍 피해 대책이나 부산항만의 크레인 사고원인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과기정통위에서 박진(朴振) 권영세(權寧世·이상 한나라당) 의원이 정부가 줄곧 부인해온 휴대전화 도청 가능성을 정부의 공식 문서 및 비밀 실험 사실 등을 통해 공론화했다. 정부 차원의 휴대전화 비밀대화 기술 개발도 처음 밝혀냈다.

▽통일외교안보분야(통일외교통상·국방)=통외통위에서는 유재건(柳在乾·통합신당) 의원이 대북 정책과 관련해 당국자들에 대한 논리적 대안 제시와 비판을 적절히 제시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덕룡(金德龍·한나라당) 의원은 다수 한나라당 의원들의 경수로 중단 요구 주장과 달리 사업의 추진 당위성과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소신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국방위에서는 박양수(朴洋洙·통합신당) 의원이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의 관련 자료를 입수해 군부대 식수 중 다수가 세균과 맹독성 발암물질에 오염된 실태를 공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해 반향을 일으켰다.

이경재(李敬在·한나라당) 의원은 북파 공작원의 양성 규모와 행방불명 실태, 해군 신형 국산어뢰의 반품 파문 등을 밝혀 군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사회교육분야(문화관광·환경노동·보건복지·교육)=문광위에서는 민주당 심재권(沈載權) 의원이 디지털TV 전송방식을 둘러싼 방송업계의 논란 종식을 주장하는 등 대안을 꾸준히 제시했다. 김성호(金成鎬·통합신당) 의원은 방송위원회가 방송발전기금으로 직원들의 국민 연금을 편법 지원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등 방송위의 허술한 행정 실태를 고발했다.

환노위에서 전재희(全在姬·한나라당) 의원은 불법체류 외국인 구제업무의 미비점을 조목조목 짚어 노동부의 후속 보완대책을 이끌어 냈다. 박인상(朴仁相·민주당) 의원은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저임금 계층이 크게 늘어난 점을 정책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복지위에서 김홍신(金洪信·한나라당) 의원은 거의 매일 정책현안에 대한 자료를 냈고, 심재철(沈在哲·한나라당) 김성순(金聖順·민주당) 의원은 피감기관의 내부 정보를 적절히 활용한 깊이 있는 질의가 돋보였다.

교육위에서 윤경식(尹景湜·한나라당) 의원은 판교신도시 학원단지 조성 계획을 지난해 9월부터 관련 부처가 협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 관련 계획 백지화에 영향을 미쳤다.

▽행정사법분야(법제사법·행정자치)=법사위에서는 검사 출신인 홍준표(洪準杓·한나라당) 함승희(咸承熙·민주당) 의원이 돋보였다. 홍 의원은 청주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 향응 사건과 관련해 청주 K나이트클럽 실소유주 이원호씨가 지난해 대선 전후 노무현 대통령을 네 차례 만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함 의원은 대검 국감에서 SK비자금 사건, S그룹 사기 대출 사건, 양길승 향응사건 등에서 공통적으로 불거진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행자위에서는 자민련 정우택 의원이 행자부 국감에서 태풍 ‘매미’ 상륙 당시 노 대통령이 가족 및 청와대 참모진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한 사실을 밝혀내 노 대통령의 대국민 유감 표명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모범생’ 이성헌 의원▼

16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가장 성실한 의원으로 정무위 소속 이성헌(李性憲·한나라당) 의원을 꼽는데 의원회관 내에서 이견이 없다.

이 의원의 성실성을 입증하는 객관적인 지표는 그가 이번 국정감사 기간 중 쏟아낸 7권의 정책질의 자료집이다. 권당 80여장분량의 정책질의 자료집은 올해 초부터 준비에 들어가 완성해 낸 이 의원 개인의 중요한 자산목록에 속한다.

이 의원의 성실성은 피감기관에서도 인정할 정도다.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감에서 금감위 간부들은 “이 의원이 장황한 설명을 하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 싫지만 그 성실성은 인정해 주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무거운 엉덩이’로도 통한다. 때론 지루하기도 한 국감장에서 많은 의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것과 달리 이 의원은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의원의 사무실인 의원회관 644호는 불이 꺼지지 않는 방으로 통한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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