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부터핵동결까지과정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9시 05분


1994년 북한과 미국 사이에 체결된 제네바 기본합의가 북한의 파기 선언으로 위기를 맞았다. 제네바 기본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 북-미 양측은 2년반에 걸친 기나긴 줄다리기를 해야 했다.

북한은 비밀 핵개발 의혹이 불거진 92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연료로부터 90g의 플루토늄을 재처리했다고 신고했다. 북한이 제출한 보고서를 검증하기 위한 사찰을 실시한 IAEA는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2곳에 대한 특별사찰 수용을 북한에 요구했다.

북한 핵관련 일지
1974.9북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가입
1991.12.31남북한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 채택
1992.4.10북-IAEA 핵안전조치협정 발표
5.23∼6.5IAEA, 북한보고서(플루토늄 90g 신고) 검증 사찰 실시
12.12IAEA, 핵폐기물 보관시설 의심 2곳 접근 요구, 북 1곳에 대해 육안사찰 허용
1993.2.10IAEA, 북에 미신고시설 2곳 특별사찰 수용 촉구
3.12북,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
1994.7.8∼103차 고위급회담(제네바), 북-미 기본합의문 체결
11.1북, 핵활동 동결 선언
1995.3.9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협정 서명
1999.3.16북-미 금창리 지하시설 사찰 타결
5.18∼24미국, 금창리 방문단 현장 방문 (핵시설과 무관 결론)
2000.2.2북, 경수로 지연으로 제네바합의 파기 경고
2.3경수로 본공사 시작
5.25∼27미, 금창리 2차 사찰
10.12북-미 공동코뮈니케(제네바합의 이행 다짐)
2002.8.13북 외무성 담화, 제네바합의문 파기 갈림길
9.16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북 핵무기 보유 주장
10.3∼5켈리 미 특사 방북
10.17북 핵개발 시인, 한-미 공동발표
12.12북,핵동결 해제 선언

북한은 92년 8월 2일 남북한과 미국간 핵문제 3자회담을 비공식 제의했으며 그해 9월에는 47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온 김영남(金永南) 북한 외무상의 연설을 통해 미일과의 관계개선이 시대의 순리라고 강조하는 등 유화책을 구사했다. 그러나 이 기간중 북한은 93년 3월 8일 전시동원령 발동과 나흘 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이라는 극약 처방도 서슴지 않았으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해 핵 사찰을 수용할 것과 NPT 탈퇴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뒤인 93년 5월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기도 했다.

북한은 93년 3월 핵문제와 관련해 미국과의 직접협상을 제의했다. 북-미는 93년 6월 2일부터 11일까지 뉴욕에서 1단계 고위급 회담을 갖고 △북한의 NPT 탈퇴 유보 △남북한 비핵화공동선언지지 △미국의 대북 핵불사용 및 무력 불위협 보장 등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제네바로 옮겨 그해 7월 개최된 2단계 고위급 회담에서는 북한의 IAEA 사찰협의 수용과 남북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비롯해, 북한의 흑연감속로의 경수로 전환을 위한 미국의 지원 용의 등을 담은 합의문을 채택했다. 북-미는 여러차례의 실무접촉을 거쳐 93년 12월 29일 △팀스피리트 훈련 중지 △미국의 대북 핵위협 적대정책 종식 △북-미관계개선 △북핵시설에 대한 IAEA의 정기·비정기 사찰 재개 등에 합의했다.

이후 북한이 약속대로 94년 3월1일부터 핵사찰 개시에 동의함에 따라 미국은 해마다 한반도에서 실시돼온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하고 3단계 북-미 고위급회담을 발표했다. 94년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 뒤 클린턴 미 대통령은 북-미 3단계 회담을 7월에 제네바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94년 7월 제네바에서 3단계 고위급회담이 시작됐으나 김일성(金日成) 주석 사망으로 회담이 중단됐고 8월 다시 재개됐다. 94년 8월 3단계 북-미 고위급 회담 1차회담에서는 북-미간 외교대표부를 교환 설치하고 북한의 핵개발 동결, NPT 복귀, 미국의 대북 핵 불사용 보장, 북한의 흑연감속로의 경수로 교체 등에 합의했다.

드디어 94년 10월 21일 북-미는 제네바 기본합의문에 서명했고 북한은 그해 11월 1일 핵활동 동결을 선언, 한반도 핵위기가 진정됐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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