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서해교전]우리軍 피해 왜 컸나

  • 입력 2002년 6월 29일 19시 09분



99년 6월 연평해전과 달리 이번 서해교전에서 아군이 심대한 피해를 당한 까닭은 무엇일까. 북측의 구체적인 피해상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아군보다는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평해전 때 북측은 사상자 100여명에 함정 6척이 침몰되거나 파손되는 등 큰 피해를 당한 반면 아군은 7명 경상에 그쳤으나 이번엔 달랐다.

군 관계자들은 북측이 의도적으로 기습 포격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 경비정은 처음부터 85㎜ 단연장포로 추정되는 중화기를 동원, 우리 고속정 심장부인 조타실을 정확하게 타격했다는 것.

현행 교전규칙은 적이 먼저 공격을 할 때만 자위권을 발동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이런 방어 위주의 교전규칙이 계속 유지되는 한 아군 피해는 달리 피할 길이 없다는 비판도 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해교전 남북함정 성능 및 제원
북한측 경비정
(SO1급 PCF)
우리측 고속정
(PKM)
만재톤수215t156t
최대속력 28노트38노트
크기(길이×폭)42m×6.1m37m×6.6m
탑승 승조원수50명28명
무장85㎜ 단연장포,
37㎜ 단연장포,
14.5㎜ 2연장포
40㎜포,
30㎜포,
20㎜벌컨포(2문)

그러나 연평해전 때도 북한 측이 선제공격을 했다는 점에서 군 당국의 대응이 안이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많다.

우선 최근 북한 경비정이 NLL을 침범했다가 다시 돌아가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NLL 침범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무방비상태로 선제공격을 허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교전에 참가한 양측 함정의 화력면에서도 북측은 우리측을 앞섰던 것으로 분석된다. 길이 42m에 50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는 SO1급 북한 경비정은 최대 사거리가 15.5㎞에 이르는 85㎜포를 비롯해 37㎜ 단연장포(최대사거리 8㎞), 14.5㎜ 2연장포(최대사거리 7㎞)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다. 최대속력은 28노트.

반면 우리측 고속정은 최대속력(38노트)은 북한 경비정에 앞서나, 가장 강력한 화기가 40㎜포에 불과해 화력면에서 북한 함정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한편 공군은 영공 수호를 위해 24시간 전투기들을 초계 비행에 투입하고 있다. 교전 당시 합참은 충남 서산 상공을 초계 비행 중이던 KF16 전투기 2대를 서해 덕적도 상공으로 이동시켰지만 교전 현장으로 출동시키지는 않았다.

공대함(空對艦) 공격으로 북한 경비정을 침몰시킬 경우 아군 함정들이 북한의 해안포 공격에 노출되는 한편 적 항공기도 출동할 가능성이 커 확전(擴戰)을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정치적 고려에 의한 소극적 대응 가능성도 향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사망 실종 및 부상자 명단>

▽사망자(4명)

△정장 대위 윤영하(해사 50기·26세)

△병기사 하사 조천형(부사관 173기·26세)

△병기사 하사 황도현(부사관 183기·22세)

△내연사 하사 서후원(부사관 189기·22세)

▽실종자(1명)

△중사 한상국

▽중상자(7명)

△중위 이희완 △상사 이해영 △중사 김 현

△상병 조현진 △상병 권지형 △상병 박동혁

△상병 김면주

▽경상자(12명)

△중위 조외건 △중사 김장남 △중사 황찬규

△중사 이철규 △하사 곽진성 △하사 전창성

△병장 김승환 △병장 고경락 △상병 김용태

△일병 김택중 △일병 이재명 △일병 김상영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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