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댐 안전성 논란 확산

  • 입력 2002년 5월 8일 18시 39분


▼민간연구소 위험론▼

금강산댐이 붕괴되면 하류지역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물의 압력으로 평화의 댐 일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강산댐 붕괴 시뮬레이션

유체역학을 응용해 자동차부품의 결함 여부 등을 검사하는 컨설팅업체인 ‘애니캐스팅’과 ‘황금에스티기술연구소’는 8일 “금강산댐 3분의 2가 무너지면서 8억t의 물이 하류로 흘러내려올 것으로 추정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평화의 댐에서 최고 30m 높이로 월류(越流)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는 “금강산댐에서 하류로 쏟아져 내려오는 물의 속도(시간당 60㎞) 등을 감안할 때 평화의 댐 뒤편에 가해지는 압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댐 본체의 토사가 유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정부도 평화의 댐에서 물이 넘칠 것으로 예상하고 댐 상부에 콘크리트를 덧대는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월류 높이를 7m 수준으로 보고 있어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금강산댐에서 평화의 댐에 이르는 하천지형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론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세대 조원철 교수는 “금강산댐이 붕괴되더라도 8억t이라는 물이 하류로 다 흘러내려가는데 최소 8∼9시간이 필요하며 금강산댐 하류의 하천은 돼지창자에 비유할 정도로 곡선구간이 많다”며 “이 같은 사항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댐 설계 전문업체인 삼안건설기술공사의 이희승 부회장도 “쏟아져 내려오는 물의 속도가 관건”이라며 “하천의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애니캐스팅의 주장대로 물이 내려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고석구 사장도 “평화의 댐 보강계획은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 수립된 설계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선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이 같은 애니캐스팅과 황금에스티기술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일단 검증할 방침이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임희대교수의 안전론▼

북한 금강산댐의 붕괴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금강산댐이 함몰이나 누수 등으로 붕괴될 만한 결정적인 결함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남대 임희대 교수(토목공학과)는 8일 강원 춘천시 후평동 하이테크 벤처타운에서 춘천 경실련 주최로 열린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한 댐과 지역주민에 대한 정책제언’ 심포지엄의 특별보고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임 교수는 ‘금강산댐의 홍수 유입시 평화의 댐 안전성 보고’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금강산댐 정상부의 함몰은 댐 자체가 내려앉은 것이 아니라 사력댐 축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적인 현상이거나 댐 사면의 보수를 위한 인위적인 흔적”이라고 밝혔다.

또 임 교수는 댐 하단부의 누수 문제는 누수 부위의 사진 판독 결과 암반 색깔이 달라 누수현상으로 보인 것이며 여수로(濾水路)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댐 우측 상단부위에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에 따라 갑작스러운 홍수 때 금강산댐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는 다소 지나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1월 17일부터 2월 4일까지 평화의 댐과 화천지역에 3억4000만t의 물이 한꺼번에 내려왔다가 갑자기 끊어진 것은 금강산댐의 누수가 아니라 비상방류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이며 만일 이 같은 양의 물이 댐 누수로 쏟아졌다면 금강산댐은 벌써 무너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평화의 댐 안전성에 대해서도 “이 댐의 건설 목적은 상류의 갑작스러운 물의 유입 때 하류 피해를 막기 위해 물을 잠시 저류하려는 것”이라고 전제“평화의 댐은 정상부위를 콘크리트로 보강하고 남측 사면에 철망과 사석을 쌓으면 물이 댐을 넘쳐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그러나 “금강산댐이 단기간에 공사가 진행된 데다 이에 따른 다짐불량 등 시공이 다소 미흡한 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세계 어느 댐이든 완벽한 것은 없기 때문에 결함을 잘 보수 관리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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