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싱가포르 렉처'특강]4자회담서 군축도 논의

  • 입력 2000년 11월 27일 18시 47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7일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한 ‘싱가포르 렉처’에 참석, 특강을 통해 동아시아 국가들이 한반도의 평화노력을 적극 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80년 개설된 ‘싱가포르 렉처’는 해마다 한 차례씩 세계저명인사를 불러 국제문제에 대한 견해를 듣는 강연회로 그동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교수,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주룽지(朱鎔基)중국총리,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대통령,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 등이 연사로 초청됐다. 강연은 동남아 전지역에 위성중계될 만큼 권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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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싱가포르 각계 인사 600여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김대통령과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

―김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니셔티브가 양안(중국―대만)관계에 적용되겠는가.

“양쪽은 모든 것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라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전쟁이나 무력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도출하는 안을 제안하고 이 안이 거부되더라도 계속 제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어떻게 생각하나. 일본이 대북교섭에서 신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북―미 정상간에 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문제가 마무리되기를 바라지만 미 국내 정치 문제도 있기 때문에 클린턴대통령이 결단을 내릴 문제다. 방북을 결정하면 적극 지지하겠다. 일본문제는 내가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하고 북한 사이에서 약간의 심부름을 했다. 모리총리는 북한 김정일(金正日)위원장에게 국교를 맺고 싶다는 말을 전달해달라고 부탁했고, ‘감사히 받아들이겠다’는 김위원장의 반응을 일본측에 전했다. 그후 모리총리는 김위원장에게 친서도 보내고 식량 50만t도 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한반도 평화 군축은 언제 다뤄지나.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정부는 북에 대해 ‘투 트랙 정책’(2원적 접근)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이산가족과 사회문화 교류를 통해 신뢰를 증진하고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정착하는 문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가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논의하는 4자회담을 북한에 제의해 열리도록 할 생각이다. 군축도 그런 과정에서 논의될 것이다.”

<싱가포르〓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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