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장관-정무수석 경질]영남껴안기 등 다목적 포석

입력 1999-02-06 08:38수정 2009-09-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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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저녁 단행된 행정자치부장관과 청와대정무수석의 교체는 악화된 영남민심을 아우르고 대야(對野)창구를 강화하기 위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대통령이 표방한 ‘동서화합형 정계개편’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김정길(金正吉)신임정무수석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과 동향(경남 거제)에다 초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민주계인사들과 교분이 두텁다. 또 정치적 보폭이 넓고 개혁적이어서 김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그의 정무수석 기용을 검토했었다.

김기재(金杞載)신임행자부장관도 경남 진주 출신으로 김영삼정권 때 총무처장관을 지내고 지난해 부산시장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근소한 표차로 패하는 등 지역기반이 강할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비주류인 이한동(李漢東)고문과도 가까워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이 이날 인사배경을 설명하면서 지역성과 전문성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향후 개각 등 고위공직 인선에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김전대통령에 대한 화해제스처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권 관계자들 대부분이 회의적이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전대통령을 특별히 의식했다기보다는 영남민심이 1차적인 고려요인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김전대통령 문제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전대통령과 김수석이나 김장관의 인연은 DJ―YS관계 개선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수석의 적극적인 업무스타일로 미뤄 다양한 라인의 여야접촉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당(국민회의)에 대한 김대통령의 장악력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선에다 장관을 역임한 중량감있는 정무수석의 입성으로 청와대비서실의 역학구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진짜 정무수석’은 김중권실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무수석의 비서실내 입지는 왜소했으나 이제는 달라질 게 분명하다.

한편 이번 청와대정무수석과 행자부장관의 경질은 김대통령의 인사패턴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는 측면도 있다. 상징적 의미를 중시해 행사를 치르듯이 한꺼번에 대폭 경질하기보다는 필요가 생길 경우 바로 인사를 단행하는 패턴을 이번에도 보여줬다.

이강래(李康來)전청와대정무수석의 서울 구로을 재선거 출마는 김대통령의 측근전진배치 구상의 일환으로 보이며 그가 재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당에서 일정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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