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커넥션 파문/안기부 내부반응]

입력 1998-03-17 20:02수정 2009-09-2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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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공작’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뒤 안기부는 ‘폭탄’을 맞은 듯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직원들은 부내 감찰실이나 검찰로 줄줄이 불려가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한숨만 쉬고 있다. 그동안 ‘성역’으로 여겨졌던 안기부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자 부원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는 형편이다.

직원들 사이에는 “너무 심하다”는 반발기류와 “차제에 구시대적 정치공작으로부터 안기부를 단절시켜야 한다”는 개혁의 목소리가 엇갈린다. 현재 공작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고위간부들은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성 해외조사실장이 국민회의 정대철(鄭大哲)부총재에게 건넸다는 극비문서도 일종의 보신(保身)용 서류라는 것.

그러나 공작을 지시한 전 수뇌부에 대한 원망과 구속된 하위직원들에 대한 동정만큼은 일치하는 분위기다. 특히 공작을 지시하고도 책임을 지지 않고 ‘살 길’만 찾으려는 고위직들에게 적잖은 반감을 보이고 있다. 한 직원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공작경험도 없는 박일룡(朴一龍)1차장 이병기(李丙琪)2차장 등이 공작을 벌이다 이렇게 됐다”고 비난했다. 한 공작전문가는 “원래 공작이란 50%의 성공가능성밖에 없다”며 “실패 대비책도 없이 무작정 밀어붙이다 낭패를 본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풍공작에 총체적 책임을 진 1급이상 간부에 대해서는 사법처리하되 2급이하 간부들은 인사조치선에서 마무리지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의 공작개입여부에 대해서는 거의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대선후보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을 만나 권부장의 교체를 제일 먼저 건의했고 이때문에 권부장도 이후보를 좋아하지 않아 대선 초기엔 중립을 지켰다”며 “그러나 12월 북풍공작은 권부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풍공작에 가담한 인사들은 일종의 도박을 한 것”이라며 “이후보가 당선됐다면 그만한 혜택을 누렸겠지만 도박에 실패했으니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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