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이회창대표 신경전…『지금부턴 남남』

  • 입력 1997년 6월 18일 20시 07분


▼ 정발협 "李대표 사퇴" 공식화 ▼ 정발협 徐淸源(서청원)간사장이 18일 당무회의라는 공식석상에서 李會昌(이회창)대표의 대표직 사퇴결단을 강도높게 촉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간사장의 이날 대표직 사퇴공세는 자신의 개인의견이 아니라 「당내당」으로 인식되고 있는 정발협의 사전 내부조정을 거쳐 나온 것으로 사실상의 「당론(黨論)」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서간사장의 이날 언행은 단순히 대표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이대표에 대한 불만표현이 아니라 당내 경선구도의 변화를 겨냥한 총공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이 시점에서 「반이대표」 진영의 경선주자들을 한데 묶는 방안을 띄우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다. 정발협이 제기한 대표직 사퇴공세가 「메아리」처럼 다시 李壽成(이수성) 朴燦鍾(박찬종)고문, 金德龍(김덕룡) 崔秉烈(최병렬)의원에게 울려퍼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발협관계자들은 『정발협을 고리로 일부 주자들이 연대할 경우 당분열을 막는 동시에 경선에서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서간사장의 입을 빌린 정발협의 대표직 사퇴공세는 오는 7월5일 제1차 합동연설회전에 정발협이 독자후보를 추대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대표와 미리 선을 그으려는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더구나 이 문제가 20일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외국순방을 앞둔 시점에서 불거진 것은 심상치 않은 조짐이라고 당 일각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의 분파행동 자제지시 이후 중립을 표방해온 정발협이 대표직 사퇴를 명분으로 「반이대표」 진영의 선봉에 나선 것은 향후 경선정국의 분수령이 될만한 「사건」으로 당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정발협의 이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경선구도에서 「김심(金心·김대통령의 의중)」시비를 불러일으키는 등 「전선(戰線)」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최영훈기자〉 ▼李대표 "알아서 한다" 반격 ▼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대표위원은 18일 열린 당무회의에서 당내 민주계가 주축이 된 정치발전협의회의 徐淸源(서청원)간사장이 「대표직 사퇴」 문제를 강력히 들고 나오자 특유의 「강기(剛氣)」를 보였다. 이대표는 서간사장을 향해 『다른 나라에도 이런 일은 없어요』라며 언성을 높였다. 한 당무회의 참석자는 『대표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는 데도 대표직 사퇴 문제를 물고 늘어지자 단단히 화가 났던 모양』이라고 전했다. 이대표는 이날 오전 李洪九(이홍구)고문과 조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도 『대표직 사퇴 문제는 여러가지를 검토중이다. 잘 알아서 처리할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해 사퇴 문제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대표 진영은 18일 서울 여의도 후원회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사퇴를 하더라도 밀려서 사퇴하는 듯한 이미지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대표 주변에서는 이대표가 19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대표직 유지와 경선 공정성은 무관하지만 마치 대표직에 연연하는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으므로 총재가 단안을 내려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수긍할 경우 대통령이 외국순방에서 돌아온 뒤 첫 주례보고를 하는 7월3일이나 경선주자 합동연설회 첫날인 7월5일에 사퇴를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아무튼 이대표측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날까지 「대표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대표가 18일 「민생국회」 소집을 촉구하고 나선 것도 정국주도 이미지 부각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김대통령의 외유기간중 두 야당총재와의 회동을 추진, 정치력을 과시하려는 계획도 검토중이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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