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회「8월말경선-대표 先사퇴」,李대표만 빼고 『반색』

  • 입력 1997년 4월 29일 19시 52분


신한국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시월회」(총무 劉容泰·유용태)의 대통령후보 경선문제에 대한 입장과 관련, 李會昌(이회창)대표진영과 다른 대선 예비주자 진영의 반응은 확연하게 엇갈렸다. 시월회가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밝힌 입장의 핵심은 「경선시기는 8월 하순, 경선참여자는 대표직 사퇴」. 이에 가장 반색하는 쪽은 朴燦鍾(박찬종)고문 진영이다. 박고문 진영은 그동안 「7월 중순 전당대회 개최, 그때까지 당대표직 유지」를 골자로 한 이대표측 경선 3원칙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박고문측은 시월회 설문조사결과 발표 직후 즉각 『박고문이 그동안 주장해온 경선원칙과 같은 맥락으로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환영했다. 金德龍(김덕룡)의원 등 민주계도 박고문과 마찬가지로 한결같이 『당연한 결과가 아니냐』며 반기는 분위기다. 민주계는 「7월 중순 전당대회 개최설」이 청와대와 당내에서 마치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흘러나오자 강한 반감을 표시해왔다. 민주계는 그러면서 『이대표측이 다른 주자들이 세를 규합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조기에 후보를 가시화하기 위해 「공작」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시해왔다. 특히 민주계는 이제 겨우 계보의 결속작업에 착수, 경선 때까지 「시간벌기」를 해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민주계로서는 시월회 설문조사 결과가 큰 원군(援軍)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당내파」이지만 본격 행보를 주저하고 있어 마치 「후발주자」처럼 비치는 李漢東(이한동)고문측도 이같은 측면에서는 민주계의 입장과 다를 게 없다. 반대로 가장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쪽은 이대표측이다. 물론 「이대표는 12월18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을 안정시키는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을 뿐 후보로서의 유불리에 따라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는다」는 게 이대표측 공식반응이다. 그러나 내심으로는 상당히 걱정하는 눈치다. 설문에 응한 회원수가 28명이라 해도 전체 회원이 38명이나 되는데다 당내 「반(反)이회창 기류」가 확산되는 것처럼 투영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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