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0개각 뒷얘기]철통보안 『역시 YS스타일』

  • 입력 1996년 12월 20일 19시 33분


「12.20」개각은 철저한 보안속에 단행돼 金泳三(김영삼)대통령 특유의 인사스타일을 과시. 金光一(김광일)비서실장 등 청와대 고위인사들은 이번 개각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사 임명을 계기로 이뤄지는 보각(補閣)수준의 소폭인사를 예고했으나 결과는 빗나갔다. ○…이번 인사에서 관심의 초점은 초대 OECD대사 선정부분. 김대통령이 지난 10월말 공개석상에서 『현직 경제각료를 임명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청와대 주변에서는 具本英(구본영)과기처장관의 기용을 기정사실화해 왔다. 그러나 지난 8월 과기처장관에 임명된 구장관이 난색을 표명, 대신 입각 2년이 된 朴在潤(박재윤)통상산업부장관의 기용을 검토. 그러나 박장관이 OECD대사에 나갈 수 없다는 뜻을 밝혀 막판에 다시 구장관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정권 들어 경제수석을 지내는 등 장수해온 박장관은 어려워진 경제상황과 지난 정기국회에서 통산부의 법안처리가 가장 부진했고 업무장악력이 떨어진 것도 경질의 요인이란 후문. ○…통산장관과 과기처장관 등 신임 경제각료는 현정권의 임기가 1년여 남았다는 점에서 업무의 연속성이 가장 큰 고려사항이었다고. 신임 통산장관에는 朴雲緖(박운서)한국중공업사장 李桓均(이환균)재경원차관 등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박사장은 한국중공업사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차관은 PK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탈락. 이에 따라 부처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수출부진 등으로 사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통산부의 활성화를 위해 안광구차관의 승진 기용으로 결론이 났다는 것. 金容鎭(김용진)신임과기처장관은 금융실명제 실무책임을 맡았던 공로와 업무장악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이 발탁배경. ○…金德龍(김덕룡)정무1장관의 경질은 대선경선을 앞두고 김장관 본인이 요청해 이뤄졌다는 후문. 김장관은 최근 김대통령을 만나 장관직을 가진채 경선에 뛰는 것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된다며 사퇴의사를 전달. 이에 따라 지난 92년 대선후보 선출과정에서 어려운 여건속에 대표비서실장을 맡았던 辛卿植(신경식)의원이 배려차원에서 발탁. 鄭宗澤(정종택)환경부장관은 취임이후 이벤트성 행사에 너무 치중해 온 것과 환경기금조성을 둘러싼 뒷말 등이 경질배경이라는 전언. 후임에 姜賢旭(강현욱)신한국당의원이 기용된 것은 유일한 호남출신의원인데다 경제기획원차관 농림수산부장관역임 등 풍부한 행정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최연소각료였던 姜雲太(강운태)농림장관은 업무능력과는 별개로 「너무 뻣뻣해 각료들 사이에 마찰이 심하다」는 평판 때문에 도중하차. 대신 지난 4.11총선에서 전남지역 최고득표율(38%)을 기록했고 국회농수산위원장을 지낸 경력 등을 감안, 丁時采(정시채)전의원이 발탁됐다. 또 金漢圭(김한규)신임총무처장관은 반(反)YS정서가 강한 대구지역에서 변함없이 「YS전도사」역할을 해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전언. 이 신한국당 인사들은 지난 총선에서 신한국당이 고전한 전남(정시채) 전북(강현욱) 대구(김한규) 충북(신경식)지역에서 당선됐거나 선전한 점과 지역안배가 고려됐다는 평. 국가보훈처장의 경우 당초 朴一龍(박일룡)경찰청장이 내정됐었으나 PK출신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돼 吳正昭(오정소)안기부1차장이 기용되고 박청장은 안기부1차장으로 조정. 宋宗義(송종의)법제처장은 지난번 검찰총장 경합에서 아깝게 밀려나 배려차원에서 발탁됐고 黃龍河(황용하)신임경찰청장은 조직장악력 충성심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 金光石(김광석)청와대경호실장과 金光洲(김광주)경호차장을 각각 장관급과 차관급으로 격상한 것은 현정권 출범후 처진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정부 최장수 각료인 吳隣煥(오인환)공보처장관이 이번 개각에서 유임됨에 따라 김대통령과 함께 임기 5년을 같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돼 눈길. 정부출범과 함께 임명돼 3년10개월째 재임중인 오장관은 현정부 최장수장관 기록을 계속 유지. 한편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도 취임1년을 넘겨 현정부 들어 최장수 총리를 기록. 李洪九(이홍구)전총리는 94년12월17일부터 95년12월17일까지 만1년을 재임했으나 이총리는 이보다 더 오래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 것. 이밖에 安又萬(안우만)법무부장관이 만2년을 넘겨 오장관 다음으로 장수를 기록했으며 陳稔(진념)노동부장관은 1년7개월째 재임. 〈金東哲·尹正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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