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신흥국 긴축적 통화정책 써야 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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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 사전 콘퍼런스’ 기조연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6일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면 신흥시장국으로서는 자본유출이나 환율변동의 압력에 의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써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고, 이 경우 경제회복은 늦어지고 성장도 멈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총재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SED(Society for Economic Dynamics) 사전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더불어 경제성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양적 완화를 이어온 선진국들이 통화정책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매우 버거운 과제”라면서 “이 과정에서 신흥국이 성장동력을 잃는다면 선진국에도 부정적 효과가 초래되는 만큼 국제 공조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에드워드 프레스콧 애리조나주립대 교수(200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일본 주식을 팔고 한국 주식을 사야 할 것”이라며 “아베노믹스는 생산성 향상을 동반하지 않으면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발표자인 로버트 루커스 시카고대 교수(199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미국의 경기 회복이 더딘 이유에 대해 “2009년 1분기(1∼3월)에 이미 유동성 위기는 끝났지만 과도한 사회안전망이 회복을 가로막아 통화정책이나 금리정책으로 문제를 풀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27∼29일 연세대에서 열리는 SED 학술대회의 사전행사로 치러졌다. SED는 1989년 미국 경제학계의 석학들이 조직한 거시·금융 분야의 학회로 아시아 국가에서 연례 학술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김중수#SED 사전 콘퍼런스#경제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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