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만화병’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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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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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사령부 소재영 병장
홍보블로그에 ‘팔각모툰’ 연재

“해병대가 지방에 살고 있던 만화가 지망생에게 공식 데뷔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입니다. 다음 달 3일 전역하면 한 컷의 만화로 세상을 풍자하는 직업 만화가가 되겠습니다.”

해병대사령부 정훈공보실의 소재영 병장(23·사진)은 ‘해병대 1호 만화병’이다. 해병대는 지난해 2월 홍보 블로그 ‘날아라 마린보이’를 출범시키면서 만화 ‘팔각모툰’을 그릴 장병을 찾았다. 당시 해병 2사단에서 운전병으로 근무하던 소 병장은 해병대 첫 만화 정훈병에 뽑혔다.

소 병장은 생활관(내무반)에서 일어나는 각종 에피소드 등을 모아 격주로 현재까지 ‘팔각모툰’을 25차례 그렸다. 15일 창설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부대마크와 깃발을 직접 그리기도 했다. 소 병장은 “강하지만 다소 딱딱한 해병대의 이미지를 귀여운 캐릭터에 즐거운 이야기로 부드럽게 전달하고 싶었다”며 “‘해병대지’ 35∼38호 편집에도 참여해 다소 투박했던 잡지 디자인을 세련되게 바꾼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군복무를 하면서 좋아하는 만화를 그리지만 각종 훈련이 겹치면 만화를 그릴 시간이 부족해 철야작업을 해야 할 때도 많았다. 그는 “장병들과 함께 훈련을 받을 때도 정해진 시간에 팔각모툰을 인터넷에 올려야 한다”며 “사흘 동안 20명의 캐리커처를 그려야 할 때는 사흘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 병장은 조선대 미술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9년 9월 7일 입대했다. 육군 소령 출신인 아버지는 해병대 지원을 극구 만류했지만 소 병장은 “어릴 때부터 해병대 정복을 보며 선망했다”며 자원입대했다고 한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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