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환경보다 중요한건 뚜렷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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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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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차세대대회 참가
최연소 정선민-나호연 씨

26∼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인차세대대회’에서 나호연(왼쪽) 정선민 씨가 대회장 입장 전 대화를 하며 걷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세계적인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재외동포재단
26∼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한인차세대대회’에서 나호연(왼쪽) 정선민 씨가 대회장 입장 전 대화를 하며 걷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세계적인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재외동포재단
정선민 씨(25)가 비행기를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가진 것은 6세 때였다. 당시 남미 볼리비아로 선교하러 간 부모님을 따라 비행기를 탄 일을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볼리비아 시골에서 자란 그는 미국 명문대에 입학했고 2008년 보잉사에 입사해 한인 최초로 최신 기종인 ‘보잉 787 드림라이너’의 제작팀에 합류했다.

나호연 씨(25)는 3세 때 프랑스로 건너갔다. ‘톨레랑스(관용)’로 알려진 프랑스였지만 번번이 동양인으로서의 한계를 느껴야 했다. 세계를 누비는 금융 전문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그는 2006년 동생인 호영 씨와 동시에 프랑스 영재교육기관인 그랑제콜에 입학했다.

재외동포재단은 26일부터 29일까지 ‘한인차세대대회’를 개최했다. 세계 각국의 재외동포 리더 100여 명이 한국에 모였다. 그중에서 가장 어린 정 씨와 나 씨가 재단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정 씨는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 꼭 미국의 큰 대학에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볼리비아 오지에서 공부하기가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선교사가 세운 학교에서 공부했지만 전체 학생이 10명도 되지 않았다. 미국 대입자격시험인 SAT를 대비할 책도 없어 봉사활동을 하러 온 미국인들이 보내준 헌 문제집으로 공부했다. 그나마 답안지가 제대로 붙어 있지 않은 경우도 다반사였다. 정 씨는 “답안지가 없으니까 답을 찾아낼 때까지 문제를 풀 수밖에 없었다”며 “보고 또 보는 방법 외에 특별한 공부법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 컬럼비아대에 4년 장학생으로 입학한 뒤 하버드대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정 씨는 “SAT 점수가 완벽한 것은 아니었지만 꼭 이 대학에서 공부해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게 합격의 이유”라고 말했다.

나 씨는 “프랑스에서도 어려서부터 목표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처럼 대학에서 전공한 분야와 상관없는 직업을 택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전공 분야를 정하고, 고등학교 때면 이미 대부분 진로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는 “프랑스는 모든 시험이 ‘에세이’ 형태이기 때문에 외워서는 공부가 안 된다”며 “자연스럽게 마음에 안 드는 과목은 그만두고 좋아하는 과목에 집중하면서 하고 싶은 걸 찾는다”고 말했다.

두 젊은이는 앞으로의 더 큰 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정 씨는 “올해 말에 보잉 787기가 개발 완료된다”며 “이후에는 한국 대통령 전용기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 씨는 “세계 각지 은행을 돌며 다양한 경험을 한 뒤에 한국에서도 일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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