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세계연구중심대학총장회의 ‘그린에너지’ 좌담

  • 입력 2009년 9월 21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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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연구중심대학총장회의’를 하루 앞둔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번 회의에 참석하려고 방한한 세계 주요 대학 총장 및 부총장들이 그린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대담을 벌였다. 왼쪽부터 믹 맥매너스 호주 퀸즐랜드대 부총장, 서남표 KAIST 총장, 쿠르트 쿠츨러 독일 베를린공대 총장, 게리 슈스터 미국 조지아공대 부총장. 박영대 기자
‘세계연구중심대학총장회의’를 하루 앞둔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번 회의에 참석하려고 방한한 세계 주요 대학 총장 및 부총장들이 그린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대담을 벌였다. 왼쪽부터 믹 맥매너스 호주 퀸즐랜드대 부총장, 서남표 KAIST 총장, 쿠르트 쿠츨러 독일 베를린공대 총장, 게리 슈스터 미국 조지아공대 부총장. 박영대 기자
“폐기물 없는 핵융합기술 개발 국제공조를”
대체기술 개발만큼 에너지소비 교육 강화해야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연구중심대학들의 경쟁력 강화와 그린 테크놀로지(녹색성장 기술) 개발 방향을 모색하는 ‘세계연구중심대학총장회의’가 2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KAIST 주최로 열린다. 동아일보와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하는 이 회의에는 25개국 40여 개 해외 대학과 국내 대학 및 산업계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이 회의에 앞서 20일 오후 이 호텔에서 쿠르트 쿠츨러 베를린공대 총장, 서남표 KAIST 총장, 게리 슈스터 조지아공대 부총장, 믹 맥매너스 호주 퀸즐랜드대 부총장 등 4명이 최근 세계적인 관심사인 그린 테크놀로지에 대해 동아일보와 대담을 했다. 이들은 “그린 테크놀로지는 전 세계적 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전 세계적인 화두인 그린 테크놀로지에 대해 대륙별로 어떤 논의를 진행하고 있나.

▽쿠르트 쿠츨러 베를린공대 총장=지난해 주요 8개국(G8)회의에서 이뤄진 기후변화에 대한 핵심 논의는 어떻게 하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냐는 것이었다.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와 미국 등 세계적으로 ‘핵융합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핵융합 에너지는 원자력 에너지와 달리 핵폐기물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50년 내에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역시 베를린공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이 참여하는 ‘유럽 기술 협력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에너지와 정보기술(IT), 기후 등 3개 네트워크별로 연간 10억 유로(약 1조7800억 원)가 투자되고 있다.

▽게리 슈스터 조지아공대 부총장=그린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향후 25∼30년간은 어쩔 수 없이 기존 화석과 석유에 의존해야 한다. 대학과 정부는 그린 에너지 개발 못지않게 효율적인 화석에너지 사용법도 지원해야 한다.

▽믹 맥매너스 퀸즐랜드대 부총장=KAIST와 지난해부터 ‘바이오 프로덕트 협약’을 맺고 설탕을 에탄올 에너지로 바꾸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분야별 그린 테크놀로지를 한 곳에 모아 시너지 효과를 끌어내기 위해 세계 곳곳의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협력 연구기관’도 운영 중이다.

―그린 테크놀로지 개발을 위한 정부와 대학, 연구소들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협력 방안은….

∇슈스터 부총장=세계 곳곳의 기관과 과학자, 공학자,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세계적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이나 대체 에너지를 개발할 방법에 대해 힘을 합쳐 논의할 필요가 있다. 대학이 연구의 거점 역할을 하고 정부는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 대학이 생산해내는 새로운 기술 및 연구 성과는 산업계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일반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맥매너스 부총장=가장 최근에는 기후 변화뿐 아니라 신종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다국적인 연구도 많이 이뤄지는 추세다.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있는 세계화는 그린 테크놀로지 개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슈스터 부총장=세계화는 더 부인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현상이다. 세계화가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국경에 관계없이 빠르게 기술과 아이디어가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쿠츨러 총장=세계화의 추세를 거스르지 않는 차원에서 지역에 대한 관심도 기울여야 한다. 베를린공대는 지역 내 작은 기업에도 그린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중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린 테크놀로지의 여러 분야 가운데 가장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할 곳은….

▽슈스터 부총장=무엇보다도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 대학들은 더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해 인재를 발굴해야 한다. 대체에너지 개발 작업 못지않게 대중에게 새로운 환경 정책을 이해시키고, 기존 에너지 소비 습관을 바꾸도록 유도하는 교육도 중요하다.

▽서남표 총장=세계화는 국경을 없앴다. 그 덕분에 한국처럼 국토가 넓지 않은 나라도 지식과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나라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 그린 테크놀로지를 더 발전시키려면 지식과 교육 분야에 있어서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한국의 그린 테크놀로지 발전을 위해 조언해 달라.

▽서남표 총장=연구는 높은 수준의 교육과 인프라가 뒷받침될 때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더 발전하면 연구 성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과 연구기관의 경우 균등하게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슈스터 부총장=미국에서는 출자기관이 단지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 산하기관 등으로 다양하다. 조지아공대만 해도 기업들이 내는 투자금이 전체 연구예산의 20%를 차지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믹 맥매너스 호주 퀸즐랜드대 부총장

호주 커튼공대 약학과 졸업. 웨스턴호주대 박사(바이오 케미컬). 호주 임상 및 실험 약학 독성학회 회장 역임, 세계보건기구(WHO) 주관 암 연구단체 회원.

△ 서남표 KAIST 총장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 졸업. 카네기멜런대 박사(기계공학), MIT 기계공학과 학과장,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부총재 등 역임. 미국 기계공학회 ‘ASME 메달’ 수상.

△ 쿠르트 쿠츨러 독일 베를린공대 총장

일반 기하학 및 대수 분야 다수의 연구 논문 출판. 독일 전국 총장연합회 집행이사회의 부회장. 독일 베를린 자유대에서 수학 전공, 같은 대학에서 수학 박사학위.

△ 게리 슈스터 미국 조지아공대 부총장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학사와 박사학위(화학). 생화학과 물리화학 분야의 저명 학자. 조지아공대 세계화 프로그램 주도 및 과학 교수진 혁신으로 경쟁력 높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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