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만에 3마리를 800마리로 불린 장경윤-이금자씨 부부

  • 입력 2006년 6월 30일 02시 59분


코멘트
송아지 3마리로 시작해 20년 만에 800마리를 키우는 부농으로 변신한 경북 상주시 장경윤 이금자 씨 부부. 상주=이권효 기자
송아지 3마리로 시작해 20년 만에 800마리를 키우는 부농으로 변신한 경북 상주시 장경윤 이금자 씨 부부. 상주=이권효 기자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저 소처럼 부지런히 일했을 뿐이죠.”

경북 상주시 공성면 거창리 혜성목장. 6000여 평 규모의 농장에 한우 800마리가 곳곳에서 ‘음∼메’ 울음소리를 내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1985년까지 밭이었던 이곳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대규모 한우농장으로 바뀔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농장 주인은 장경윤(50) 이금자(51) 씨 부부. 초등학교만 마친 장 씨 부부는 20대 후반이던 1984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별다른 생계수단을 찾지 못하자 소를 키워 보기로 마음먹었다.

야채장사를 하던 장 씨는 60여만 원으로 송아지 3마리를 구입해 아내와 함께 키우기 시작했다.

장 씨 부부는 오전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송아지를 돌봤다. 틈나는 대로 축산기술을 배우면서 다 자란 소를 내다 팔기를 반복해 6년 만인 1991년 100마리로 불렸다.

농장 시설을 개선하고 고급육 한우를 생산하면서 우시장에서도 신뢰가 쌓여 15년이 지난 지금 무려 800마리나 되는 소를 갖게 됐다. 금액으로는 30억 원이 넘는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던 장 씨 부부는 이제 연간 소득 2억 원의 부농으로 변했다. 장 씨 부부는 “송아지가 어미 소로 되기까지 30개월 동안 소의 기분까지 느낄 정도로 정성껏 돌봤다”고 말했다.

장 씨는 “한우도 10가지 등급으로 구분될 정도로 품질관리가 중요하다”며 “자식을 키우듯 섬세하게 살피면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는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장 씨 부부는 지난해 상주시의 한우브랜드인 ‘감 먹는 한우’를 생산하는 등 한우사육기술을 인정받아 농협이 마련한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에서 위생안전상을 받았다.

2년 전에는 농장에 자동으로 사료를 공급하고 관리하는 자동화시설을 갖춰 한우를 키우려는 예비 축산농민의 교육장 역할도 하고 있다.

장남 영환(28) 씨도 상주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2년 전부터 농장 일을 함께한다. 그는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비해서라도 최고급 한우를 생산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신념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씨 부부의 목표는 고급육 한우를 1500마리 정도 키우는 것. 장 씨는 “소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며 “정성껏 키우면 세상 어떤 소보다 나은 품질의 한우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상주=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