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돌아온 77세 老兵

  • 입력 2005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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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중인 1950년 8월 울산에서 입대해 육군 3사단 진백골연대 2대대 6중대에 배속돼 참전했던 최수용(오른쪽) 씨가 1일 자신이 복무했던 6중대를 찾아 연대전술훈련에 참가했다. 철원=연합뉴스
6·25전쟁 중인 1950년 8월 울산에서 입대해 육군 3사단 진백골연대 2대대 6중대에 배속돼 참전했던 최수용(오른쪽) 씨가 1일 자신이 복무했던 6중대를 찾아 연대전술훈련에 참가했다. 철원=연합뉴스
“옛 전우들의 모습은 아직도 내 가슴속에 그대로 살아 있어….”,

6·25전쟁 때 산화한 동료 전우 160위의 위패를 모시고 22년째 위령제를 지낸 최수용(崔洙龍·77) 씨가 1일 자신의 옛 부대인 3사단 진백골연대를 찾아 손자뻘의 후배 장병과 함께 연대전술훈련에 참가했다.

최 씨는 이날 자신이 복무했던 6중대에 편성돼 약 25kg의 완전군장을 하고 고지를 점령하는 훈련을 마쳐 후배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훈련 중에는 생생했던 6·25전쟁 체험담을 소개하고 군가를 불렀다. 50년 전 전장의 참혹함이 회상되는 듯 간간이 감회에 젖었다.

천재영 이병은 “죽기로 싸워 조국을 지켜 낸 나라사랑 정신에 그저 숙연할 뿐”이라며 “선배님들의 필사즉생(必死則生)의 혼을 이어 받겠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최 씨는 6·25전쟁 중인 1950년 8월 울산에서 입대해 3사단 진백골연대 2대대 6중대에 배치됐다.

진백골연대는 경북 포항시 기계면 구지리 전투와 어래산 전투 등에서 많은 전공을 세워 3차례나 부대 특진을 해 전원이 부사관이 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1950년 12월 함경북도 청진 부근까지 북진했다가 중대원 160명이 전사했다. 최 씨는 부상으로 참전하지 않아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

최 씨는 혼자 살아남았다는 부담 때문에 1983년부터 울산 울주군 서생면 화산리 1300평 부지에 사당을 짓고 160위의 위패를 모신 뒤 해마다 6월에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철원=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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