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명예 茶박사’ 서양원 한국제다 회장

  • 입력 2004년 7월 14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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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업계 최초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서양원 회장. 녹차 대중화에 힘써온 서 회장은 국산 녹차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 진출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광주=정승호기자
차 업계 최초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서양원 회장. 녹차 대중화에 힘써온 서 회장은 국산 녹차의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해외 시장 진출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광주=정승호기자
“커피에 밀려 시들해진 차(茶) 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게 보람이라면 보람이죠.”

지난달 차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목포대에서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제다 서양원(徐洋元·73) 회장은 국내 차 업계의 산증인이다.

그는 국내 최초로 차 생산업체를 설립한 것을 비롯해 각종 차를 해외에 수출해 우리 차를 알리고 다도(茶道)정신을 널리 전파하는 등 평생을 차와 함께 살아왔다.

서 회장과 차의 인연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향인 전남 광양시에 차나무가 많았고 조부 때부터 차를 마셨던 터라 인이 박였다.

그가 차 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58년 군 제대 후 순천시에 ‘한국홍차’라는 공장을 설립하면서부터다.

서 회장은 다원(茶園)이 없었던 터라 야생차 발굴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는 200여 곳에 이르는 차나무 자생지를 찾아내 그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지금도 가장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국내 최대 차 제조업체인 ㈜태평양을 차 산업에 끌어들인 것도 서 회장이다. 27년 전 지금은 고인이 된 서성환 태평양 회장을 만나 녹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렇게 해서 두 회사는 공생하면서, 때론 경쟁하면서 국내 차 업계를 이끌어 왔다.

“차를 만들어 파는 게 본업이지만 차를 올바로 마시고 음미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 다도 보급운동에 적극 나서게 됐습니다.”

그는 97년 제조공장이 있는 광주 무등산 자락에 자신의 호를 딴 ‘운차(雲茶)문화관’을 세우고 다도 강연이나 세미나 등을 위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또 4년 전에는 사비를 털어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1786∼1866)의 동상을 전남 해남군에 건립하기도 했다.

차 업계 최초로 신지식인상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60여 차례 표창장과 공로패를 받은 서 회장은 “자녀와 사위, 조카며느리 등 16명이 차와 인연을 맺고 ‘다가(茶家)’를 이루었다는 게 무엇보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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