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통합관리 검토할 때[내 생각은/김기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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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2025년 1월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 관리 체계를 교육청으로 통합하겠다는 뜻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동안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담당해 왔는데 유치원과 같이 교육부로 일원하겠다는 것이다. 유아교육법, 영유아보육법, 아동양육지원법 등의 법체계가 정비되고, 관리 감독권이 교육부로 일원화되면 주무 부처가 다른 데서 오는 영유아 교육 정책 혼선, 행정의 비효율 문제 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성공적 통합을 위해선 보육교사의 유치원교사 자격증 취득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보육교사에게 1, 2년 정도 교직 과정을 대학원 등에서 이수케 하거나 17개 시도교육청의 교원연수원 등에서 일정한 직무·보수교육 후 유치원 교사 자격을 주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과거 교사 자격 변천사를 보면 비슷한 선례가 있다. 초등학교 교사는 사범학교, 2년제, 4년제 대학으로 수학 기간이 연장됐다. 유치원 교사는 초창기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가 겸임했고, 사립의 경우 자격에 관계없이 채용하다가 모두 2년제, 4년제 교사 자격을 갖추게 됐다.

전국의 유치원 수는 8500여 곳, 어린이집은 3만9000여 곳으로 파악된다. 어린이집의 운영 형태를 보면 국공립, 민간, 법인, 가정, 직장 등 유형이 다양하고 유치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처럼 다양한 어린이집 및 유치원 유형을 공공과 사학법인으로 단순화해야 지원과 관리 감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만 0∼2세 영아의 보육은 물론이고 3∼5세의 유아교육(누리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맞벌이 부부가 마음 놓고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해 3분기(7∼9월) 합계출산율은 0.79명으로 우리나라는 인구 정책의 최대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러한 영유아 교육 환경을 놓고 두 직역 간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미래 인구 전략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유·보 통합은 학교 재구조화 사업으로, 건강한 교육 생태계 구축 면에서도 시급하다. 보육계와 유아교육계는 미래를 위한 교육을 설계하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시대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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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유치원-어린이집#통합관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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