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정규직 0’ 내건 文정부 4년 반, 결과는 비정규직 사상 최다

동아일보 입력 2021-10-28 00:00수정 2021-10-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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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효자로 광화문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차별철폐 요구 증언 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2021.10.14. 뉴시스
비정규직 근로자가 사상 처음 800만 명을 넘어선 반면 정규직 수는 130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커졌다. 2017년 5월 취임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중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지만 4년 반이 지난 지금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더 악화됐다.

비정규직 수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현 정부에서 상승 행진을 계속해 왔다. 정부는 2019년 통계방식 변경으로 기간제 근로자가 포함된 영향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작년보다 64만 명 늘어난 비정규직, 6년 만에 1200만 명대로 내려앉은 정규직 숫자를 설명할 수는 없다. 경직된 노동시장 탓에 해고가 어려운 데다 최저임금까지 급등하자 기업이 정규직 신규 채용을 꺼리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봐야 한다. 세금을 퍼부어 만든 청년 일자리 역시 안정성이 낮은 비정규직일 뿐이다.

강성노조, 정규직을 편든 현 정부 노동정책의 피해자는 청년들이다. 40%인 20대 비정규직 비율은 타 연령층보다 높을 뿐 아니라 5년 전보다 7.8%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먼저 정규직을 차지한 윗세대에 막혀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있다는 뜻이다. 무리해 19만6000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린 공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바람에 청년들은 좌절하고 있다.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고용이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의 99.8%까지 회복됐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수출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다시 열어도 생기는 일자리는 비정규직, 초단기 알바뿐이다. 언제 사정이 나빠질지 몰라 한번 뽑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정규직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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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바꾸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노조를 설득해 기업의 임금체계를 업무, 능력에 맞춘 직무·성과급제로 전환하고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를 걷어내는 길밖에 없다. 노동개혁과 규제완화로 채용을 늘릴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고 공기업, 대기업의 팔목을 비틀면 양질의 일자리가 나올 것이란 기대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
#문재인#비정규직#사상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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