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은경 “지금 통제 못하면 하루 2천명”… 명운 걸린 주말방역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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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371명으로 집계돼 15일째 세 자릿수 발생을 이어갔다. 400명대를 넘은 전날보다는 감소했지만 태풍으로 검사 건수가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16일 거리 두기 2단계가 시행된 후 매일 200명 안팎의 환자가 쏟아져 어제까지 누적 확진자 수(7200명)가 1차 대유행의 중심이었던 대구(7007명)를 넘어섰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금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면 하루에 800∼2000명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어제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를 다음 달 6일까지 연장하고, 카페 음식점 학원 독서실 실내체육시설 등 약 47만 개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중단 또는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3단계로 격상하기엔 경제적 부담이 커 중간 강도인 2.5단계를 적용하는 셈이다. 거리 두기 단계 조정은 환자 발생 추이에 따라 전격적으로 할 수 있지만 단계별 제한 내용을 미리 고지해 업소들이 대비할 여지를 주지 않고 임박해서 발표한 점은 유감이다. 갑작스레 심야 시간대 매장 영업이 금지된 음식점들은 포장·배달 물품 및 인력을 확보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 장기화로 임차료도 감당하기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어 추가적인 영업 제한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당장 생계가 막막한 이들에게 영업 제한으로 인한 손실 보전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 중증환자 증가로 2주 후엔 병상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경기 지역 요양병원과 노인병원 등 취약 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잇달아 발생해 중증환자가 더욱 증가할 우려가 크다. 하지만 의사들의 파업으로 많은 의료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 중증환자용 병상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는 성실한 대화 노력으로 의사들의 현장 복귀를 설득해야 한다.

코로나 감염 위험은 누구든 예외 없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최근 집단 감염은 클럽 주점 노래방 같은 고위험 시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서울 롯데리아 직원 모임, 부산 동창회 여행 모임, 김해 골프 모임 등 11개 시도에서 각종 친목 모임을 통해 15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최소한 확산세가 잦아들 때까지는 불필요한 모임과 외출을 자제해야 2차 대유행의 위기를 막아내고 경제적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
#코로나19#거리 두기 2단계#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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