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천안함 5·24조치 1년, 과연 安保 튼튼해졌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8일 03시 00분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4일 대(對)국민 담화를 통해 “북한이 우리의 영해 영공 영토를 (다시) 침범한다면 즉각 자위권(自衛權)을 발동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 2개월 뒤였고, 원인이 북한의 어뢰공격이었음이 발표된 지 나흘 만이었다. 이 대통령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전쟁기념관이라는 특별한 곳에서 ‘적극적 억제’라는 전략적 개념까지 동원해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그사이 우리의 대북(對北) 안보 태세는 과연 튼튼해졌는가. 군은 이 대통령이 밝힌 대로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 자위권을 발동해 응징, 격퇴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많은 국민은 아직도 군을 전폭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면 1년 2개월 전 북한군에 의해 천안함이 폭침당하고 불과 6개월 전 연평도 포격까지 당한 나라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북한의 두 가지 중대한 도발로 해군 수병 46명과 해병 2명, 민간인 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군사작전의 최고지휘자인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경질되고 6명의 작전 지휘관과 관련 장교들이 징계를 당했다. 연평도 도발 이후 취임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전투형 군대’ ‘야전형 군대’를 내걸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방개혁안을 둘러싼 군 안팎의 분열과 논란에 이어 어제부터 내일까지 열리는 예비역 초청 설명회도 미덥지 않다. 육해공군 간의 시각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안보를 튼튼히 하겠다는 의지의 공감대가 확고한지 의문이다. 국방부는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에 차 있는 것 같고, 반대하는 예비역들은 한 발짝도 물러설 기색이 없다.

해·공군 예비역 장성들은 어제 첫날 설명회에 대거 불참했다. 참석자 140여 명은 대부분 육군 예비역이었다. 김 장관은 그동안 “선배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겠다”고 말해 왔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개혁안대로 상부 지휘구조가 바뀌면 과연 육해공 합동성이 강화되고 작전능력이 높아질 것인지 국민은 깊이 알지 못한다. 예비역은 물론이고 군사 전문가와 일반 국민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공론의 장(場)이 더 필요하다. 주한미군의 역할에 변화가 생기는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까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