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오디세이 새벽’ 작전, 카다피 축출까지 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21일 03시 00분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를 응징하기 위한 다국적 군사작전인 ‘오디세이 새벽’이 그제 시작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7일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결의가 나온 지 이틀 만에 리비아 방공망을 전투기와 토마호크 미사일로 공습했다. 이번 작전은 국제사회가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무력으로 탄압하는 반(反)인륜적 독재자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주민의 기초적인 의식주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인권을 유린하며 세습독재를 하는 김정일도 이번 군사작전 개시에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리비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군사적 대응이 지연되면서 최근에는 카다피 군대가 반정부 시민군의 최후 거점인 벵가지를 압박하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계속 방치할 경우 다른 중동 국가들의 민주화운동의 불씨까지 꺼질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작전은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카다피는 다국적 군사작전에 결사항전 의지를 밝히고 수도 트리폴리 주요 거점에 지지자들로 ‘인간방패’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국민을 전투기로 학살한 것도 모자라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을 총알받이로 내세운 걸 보면 카다피는 용서받을 수 없는 반인륜 범죄자다.

중국이 이번 안보리 결의에 기권하고 다국적 군사작전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역할을 외면하는 처사다. 중국은 세계 12위 석유수출국인 리비아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오로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세계 최악의 독재자 1, 2위를 다투는 북한 김정일과 카다피를 편드는 중국은 진정한 세계 지도국이 될 자격이 있는가. 중국이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자국으로 유입될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다.

안보리 결의가 민간인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승인한 만큼 이번 군사작전은 카다피가 권좌에서 물러날 때까지 지속돼야 한다. 혹시라도 카다피를 권좌에 남겨둔 채 다국적 군사작전을 중단한다면 민주화를 요구해온 리비아 국민은 잔혹한 보복을 당할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가 이런 사태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카다피를 기소해 자국민에 대한 학살과 인권유린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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