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용균]과학단지를 보며 자란 꼬마 과학자의 추억

동아일보 입력 2010-09-04 03:00수정 2010-09-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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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단지는 1970년대 말에 만들어졌다.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 입주를 시작한 연구단지 공동관리 아파트에 우연히 심부름을 가게 됐다. 산속에 건물 몇 개가 엉성하게 들어선 상태였지만 새로운 과학기술 메카로서의 탄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과학자가 꿈이었던 내게 그 시절 지방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았던 이공계 석·박사를 만났던 일이며, 지금 생각하면 턱없이 규모가 작았던 연구시설을 보면서 감탄을 연발하며 가슴이 설렜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나는 희망하던 물리학과에 진학하여 핵물리학을 공부했고 대덕연구단지의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기술개발에 몰두하다 지금은 대학에서 원자력공학을 가르친다. 해마다 학년 초에 신입생과 상담을 하면서 요즘 세대가 과연 나처럼 미지의 세계에 가슴 설레는 과학도의 꿈을 갖고 전공을 선택하는지 생각해본다. 현재의 젊은 세대에게는 이전과 다른 매력을 가진 기회와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연구 환경을 제공하여 줌으로써 우리가 추구한 과학한국의 꿈을 완성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오래전부터 과학계 일각에선 이러한 시스템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를 중심으로 기초과학과 원천기술의 연구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향후 50년간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의 커다란 전환점의 획을 그을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사업이다.

여기에서 들어설 첨단 연구시설은 국내 과학기술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고 저탄소 녹색성장의 원천 기술 기반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중이온가속기를 사용하면 물리학뿐 아니라 에너지 첨단소재 나노과학 의료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노벨과학상 수상자 탄생을 앞당길 틀을 마련할 수 있으므로 신세대가 새로운 도전의 목표를 설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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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단지가 30여 년 전에 내게 새로운 충격을 주었듯이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이 시대에 걸맞은, 좀 더 새롭고 앞선 과학과 산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김용균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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