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긍정 코리아’를 선진국 도약의 에너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자신의 삶과 대한민국에 대해 만족하는 국민이 크게 늘었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 평화연구소가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에 의뢰해 120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90.7%가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89.7%는 ‘현재 행복하다’고 했고, 71.3%는 ‘요즘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세계 80여 개국에서 동일한 설문문항을 이용해 5년마다 이뤄지는 이 조사에서 한국인의 국가 및 삶의 만족도가 각각 90%와 7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나타난 한국인의 만족도와 행복감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생활과 국가에 만족하는 국민일수록 대체로 공동체 의식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심도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

긍정적 답변은 10년 전과 20년 전 조사 때보다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비율은 1990년 82.4%에서 2000년 80.8%로 약간 낮아졌다가 이번에는 1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삶의 만족도도 같은 기간 62.2%에서 59.5%로 하락했다가 이번에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현재 행복하다는 답변은 1990년 75.9%, 2000년 85.7%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이번 조사 결과에는 우리 기업과 젊은이들이 거둔 놀라운 성취에 대한 국민적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충격에서 비교적 빨리 벗어났다. 아랍에미리트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했고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한국 대기업과 스포츠 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아직도 손봐야 할 곳이 적지 않게 남아 있음에도 국민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낙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성공시킨 한국의 현대사는 굴곡과 부침(浮沈)도 있었지만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긍정 코리아’의 자신감을 선진국 도약의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리더십도 필수적이다. 지속적 경제성장 엔진을 가동시켜 전체 국민경제의 파이를 키우면서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고령자 실업자 등 사회경제적 약자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 생각이 다소 다르더라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대한민국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 안에서 페어플레이를 하는 풍토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중시하고 외곬의 편견보다 합리성과 객관성을 존중하는 국민이 늘어나야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앞당길 수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