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줄기세포연구 자신감 잃지 말길”

  • 입력 2007년 12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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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양 돌리 만든 이언 윌머트 박사 방한

“한 사람(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실수로 한국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자신감과 야망을 잃어버린다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1997년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이언 윌머트(63) 박사가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열리는 ‘한국-스코틀랜드 줄기세포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워크숍에 앞서 11일 오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윌머트 박사는 “과거 황 박사와의 공동연구에서 얻은 성과는 아무것도 없었다”며 “이번 워크숍을 통해 한국의 세포응용연구사업단과 새로운 공동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윌머트 박사가 몸담고 있는 영국 에든버러대 재생의학연구소는 발생학과 배아줄기세포 분화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윌머트 박사는 “우리의 발생학 기술과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 경험이 만나면 파킨슨병 같은 신경계 질환이나 당뇨병 연구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배아의 발달과정을 다루는 발생학이 줄기세포를 인체의 특정 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중요한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욱(연세대 교수) 세포응용연구사업단장은 “줄기세포와 관련된 논문 수가 현재 세계 4위일 정도로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국제적 신뢰를 회복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윌머트 박사는 사람의 난자를 이용한 체세포복제기술(황 박사가 시도한 기술)을 더는 연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윌머트 박사는 “미국과 일본 연구팀이 특정 유전자를 삽입해 피부세포를 역(逆)분화시켜 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난자 없이도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 방법이 체세포 복제보다 쉽고 실용화에도 더 가깝다”고 말했다. 현재 윌머트 박사팀은 미국이나 일본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역분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12일 진행되는 워크숍에서는 역분화 기술을 포함해 구체적인 공동연구 주제와 방법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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