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식욕부진’ 영조가 먹은 보약[이상곤의 실록한의학]〈145〉
유학에서 좋은 위정자는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해 백성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인물이다. 이를 덕치라고 한다. 법치는 어쩔 수 없이 일이 불거지고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됐을 때 불가피하게 쓰는 사후 수단이자 차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덕치는 왕도(王道)이고 법치는 패도(霸道…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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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에서 좋은 위정자는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해 백성들이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인물이다. 이를 덕치라고 한다. 법치는 어쩔 수 없이 일이 불거지고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됐을 때 불가피하게 쓰는 사후 수단이자 차선의 방법이다. 그래서 덕치는 왕도(王道)이고 법치는 패도(霸道…
왕초보도 도전 가능한 요리. 식빵을 도톰하게 썰고 우유 섞인 달걀물에 담갔다 빼서 노릇하게 굽는다. 초보가 해도 웬만한 맛이 나오니 프렌치토스트를 맛없게 하는 것이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름은 프랑스 토스트이지만 기원은 로마나 영국의 요리책에서 찾을 수 있다. 재미있게도 미국에서 독…
열아홉 살,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 성북동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에 입회했다. 서른한 살, 세상으로 나왔다. 20대를 수사(修士)로 살았다. 그 기억은 50대를 바라보는 지금도 추억 이상으로 영향을 준다. 1994년 3월 말(성금요일), 예수 죽음을 기억하는 날, 성북동 수도원에 찬 바…
지금까지 만나고 있는 두 명의 친한 중학교 동창이 있다. 함께한 우정의 세월이 도대체 몇 년인가? 나에겐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들이다. 집 안의 숟가락 개수까지 다 알고 있고, 부부 싸움을 하면 무슨 일로 다퉜는지, 아이들이 어떤 걱정거리를 만들었는지 등등 속속들이 다 안…
여산 안개비와 전당강(錢塘江)의 물결, 와 보지 않았을 땐 온갖 여한이 남았었지. 와서 보고 나니 별다를 게 없구나. 여산 안개비와 전당강의 물결! (廬山煙雨浙江潮, 未到千般恨不消. 到得還來別無事, 廬山煙雨浙江潮.) ―‘물결을 바라보다(관조·觀潮)…
밤새 함박눈이 내린 뒤 간판 위에 눈사람이 생겼습니다. “지난 밤 추우셨죠? 꼭 안아드릴게요.” 아마도 바람이 장난을 친 것 같네요. ―경기 파주에서 독자 하준호 씨 제공
부 폐지를 전제로 ‘여성가족부의 마지막 장관’을 자처하던 김현숙 장관이 어제 이임식을 치렀다. 지난해 8월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사의를 표명한 지 5개월 만이다. 후임 김행 후보자가 하차하는 바람에 장관직 수행 기간은 21개월로 늘어났다. 후임자 지명 없이 차관 대행 체제로 갈 전망…
용산 대통령실이 지난달 2일 윤석열 대통령의 새해 첫 대외 일정을 한국거래소 개장식 참석으로 잡은 데에는 다 계획이 있었던 모양이다. 윤 대통령이 연초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건 2022년 대선후보 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함께 방문한 뒤 두 번째, 역대 현직 대통령 중에선 …
기독교의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간단히 다시 정리하면, “태초에 온 땅의 언어는 하나요 말도 하나였더라. 사람들이 바벨탑을 건설하면서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이름을 내고 흩어짐을 면하고자 했더니, 여호와께서 이르되 이들의 언어가 하나이므로 하고자…
인도네시아 국적 연구원 A 씨에 대한 우리 당국의 조사가 막바지 단계라고 한다. 관계 당국자는 “빠르면 이달 중에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A 씨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관련 자료 유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17일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미…
《“핫도그나 떡볶이 같은 분식만 먹어요.” 프랑스 파리 도심에 있는 식당 ‘다울분식’에서 1일(현지 시간) 핫도그를 먹고 있던 학생 아브릴 자피니 씨는 “분식으로 한식을 배웠다”며 웃어 보였다. 자피니 씨는 아직 분식 외에는 불고기나 비빔밥 같은 전통 한식을 먹어보질 못했다. 다울분…
동그라미 추상 미술일까요, 외계어일까요? 알고 보니 지하철역 안내 간판이 떨어진 자리, 접착제 흔적이 동글동글 남은 거랍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당신은 연인과 열두 번째로 키스한 장소가 어디인지 기억하는가? 대부분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질문을 바꿔 보자. 첫 번째로 키스한 곳은 어디인가?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열두 번째 키스는 기억하지 못하면서 왜 첫 번째는 기억할까? 그 순간에 느낀 감정의 …
사람 마음이 참 비슷하다는 걸 의외의 장소에서 느낄 때가 있다. 주택가 골목길 후미진 곳도 그렇다. 잘 보이지 않는 곳이다 보니 은근 슬쩍 버리는 마음이 슬며시 쌓이고, 그래서 늘 잠재적인 쓰레기장 후보가 된다. 죄다 버리는 것들이니 보기 좋을 리 없고, 누가 관리하는 곳도 아니니 쉽…
아델라이드 라비유기아르가 그린 ‘두 제자와 함께 있는 자화상’(1785년·사진)은 18세기 유럽 여성 미술교육에 대해 말해주는 중요한 그림이다. 여성은 미술교육을 받을 수도 화가가 될 수도 없던 시대에, 라비유기아르는 여성 최초로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스튜디오를 루브르 안에 열었고,…
국제 관계의 대전환을 이룬 것은 우드로 윌슨이다. 윌슨 이전만 해도 약소국은 강대국의 이익을 위해 희생돼도 상관없는 장기판의 졸이었다. 이런 상황이 비난을 받기는커녕 칭송을 받았다.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1905년 러일전쟁을 끝내는 포츠머스 조약을 중재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 조약의…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 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를 투입하겠다고 하자마자 대한간호사협회가 “사전 협의된 바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지난해 5월 간호법 사태 이후 의사와 간호사 간 골이 깊은데도, 간협이 의사 파업을 거드…
2019년 가을, 일본은 또다시 열광했다. 요시노 아키라 일본 메이조대 교수가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요시노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석연료에서 자유로운 사회를 가능하게 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
미국 대통령은 취임 때 왼손을 성경에 얹고 선서를 한다.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한 뒤 “하나님이여 도와주소서”라고 끝맺는다. 한국 대통령도 취임식에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로 시작해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로 끝…
《러시아가 다음 달 15∼17일 대선을 치른다. 2000년부터 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72)이 또 한 번 압도적 득표율로 5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선거 자체는 일종의 요식 행위로 꼽힌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6년 임기의 연임을 허용하는 헌법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