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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특파원 출신 기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시사와 어학을 동시에 챙기세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 뉴욕과 워싱턴을 다녀갔습니다. 18년 만의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방문을 지켜본 미국인들, 할 말이 많습니다. △“Steak and corn on the cob?”=김영철은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찬을 가졌습니다. 만찬장 앞에서 쫄쫄 굶어가며 대기하던 미국 기자들은 만찬에 참석한 정부 고위 관리에게 “메뉴가 뭐냐”고 끈질기게 물어봅니다. “김치(한국음식)가 나왔냐”라고 한 기자가 물어보자 관리는 아니라고 답합니다. 그러자 다른 기자가 “Steak and corn on the cob?”이라며 묻습니다. ‘스테이크와 옥수수 구이(steak and corn on the cob·사진)’는 독립기념일 같은 휴일에 미국인들이 야외에서 바비큐 그릴에 구워 먹는 음식입니다. 칼로리는 좀 높지만 미국의 역사와 정신, 뭐 그런 것들이 담긴 음식입니다. 김치가 한국인들에게 그런 것처럼요. 그 기자는 단순히 ‘steak’와 ‘c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했다가 바로 다음 날 다시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출렁거렸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리는 회담일인 다음 달 12일까지 두세 번의 취소 결정이 더 있을 거라고 합니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데요. 앞으로도 가슴 철렁할 날이 두세 번은 더 남은 건가요. 회담 취소부터 재추진까지 기억할 만한 발언들을 소개합니다. △We got a lot of dial tones, Senator=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한 말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담당자들이 미국 실무팀과의 미팅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공개했습니다. 미국 팀이 북한 측에 수없이 연락을 해도 무응답(unresponsive)이었다는 겁니다. ‘Get dial tone’은 상대에게 아무리 연락해도 답이 없을 때 쓰는 표현입니다. △The art of diplomacy is a lot hard

최근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하겠다는 식의 발표를 잇달아 했습니다. 미국 언론도 이 뉴스를 주요 기사로 다뤘습니다. 기사를 읽기 전에 우선 제목에 눈길이 가기 마련인데요. 미국 언론은 어떤 제목을 달았을까요. △North Korea’s About-Face? It’s a Return to Form=뉴욕타임스 기사 제목입니다. 갑작스러운 변화, 돌변을 ‘about-face’라고 합니다. ‘Return to form’은 스포츠 기사에 많이 나오는 표현인데 (부상이나 슬럼프를 딛고) 원래의 좋은 상태로 돌아가는 겁니다. ‘북한이 돌변한 거라고? 아니야, 원래 상태로 돌아간 것뿐이야’라는 뜻입니다. 원래 상태란 회담을 막판에 파기하고 상대로부터 양보를 받아내는 오랜 전통의 북한식 협상술을 말합니다. △North Korea’s bluff should be a White House wake-up call=워싱턴포스트 사설 제목입니다. 북한의 태도를 ‘bluff

‘모범 운전사.’ ‘트럼프의 치어리더.’ 북-미 정상회담 성사의 중재자인 한국 문재인 정부를 가리켜 미국 정가에서 나오는 말들입니다. 첫 번째 말은 ‘운전자론’을 주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과 상의하기 위해) 멈출 때는 멈추고, (회담 성사를 위해 일사천리로) 달릴 때는 달리는 훌륭한 운전사라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감”이라고 치켜세웠을 때 나온 말입니다. 미국이 문재인 정부를 어떤 표현으로 평가하고 있는지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People are calling this the North Korean charm offensive, I actually think this is a South Korean charm offensive.”=‘Charm offensive’(매력 공세)는 요즘 북한 김정은에게 딱 들어맞는 말입니다. 미국과 한국에 하루가 멀다 하고 화해 제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대화와 화해의 손길을 꾸준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사람입니다. 김정은과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면 자신이 백전백승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런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트럼프의 발언을 소개합니다. △ “I don′t know what all the fuss is about.”(도대체 왜 다들 난리인지 모르겠다)=미국 언론도, 전문가들도 비관론이 우세합니다. ‘트럼프는 김정은의 손안에서 놀아날 것이다’부터 ‘회담은 꽝 날 것이다’(The meeting will be a bust)까지 다양한 언어로 회담 실패를 예견합니다. 자신의 협상능력을 100% 믿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반대파들이 못마땅합니다. 그런 속마음을 사석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털어놨다고 미 CBS방송이 보도했습니다. 그가 한 말은 “도대체 왜 다들 야단법석이야.” ‘I don′t know’로 문장이 시작하지만 진짜 모른다는 뜻은 아니고, ‘쟤네들 왜 저래’ 하는 비웃음이 담겨 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주로 북한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 전직 정부 관리들이 이 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성과가 없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사람들도 있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고 싶은 욕심에 북한에 유리한 합의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우려를 덮어버리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고위 관리들이 총출동해 ‘걱정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 “The administration has its eyes wide open.”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고 한국 언론에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ABC방송에 출연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정말 비핵화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이 말을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북한에 속지 않도록 ‘면밀하게 감시하겠다(closely watch)’라는 외교적 표현 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이 가까워지면서 미 정가가 시끌시끌합니다. 회담을 전망하는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대화에는 열기가 가득합니다.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바라보는 미 정가 사람들의 말말말. 감상하세요. △“He’s gonna sell the store.”(가게까지 팔아치울 기세다)=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한 말입니다. 회담 성공에 목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너무 많이 양보한다는 겁니다. 이런저런 물건을 팔아서(양보해서) 북한에 좋은 일만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중에는 아예 가게까지 팔아서 김정은에게 선물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Sell the store’는 거덜 날 정도로 다 퍼주는 것을 말합니다. △“Not a peep!”(아무 소리 없네!)=북-미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눈에 띄는 변화는 북한이 미국에 퍼붓던 악담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평소

Who has Donald Trump’s ear?(누가 도널드 트럼프의 귀를 가지고 있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언론에서 자주 등장한 기사 제목입니다. CNN도, ABC방송도, USA투데이도 비슷한 제목의 기사를 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문장 아닌가요. ‘누가 귀를 가지고 있느냐’고 물어보다니. 트럼프 대통령이 귀를 잃어버렸나요?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보니 귀는 잘 붙어있습니다. ‘Have someone’s ear’(귀를 가지고 있다)는 ‘상대방이 (내 얘기를) 귀 기울여 듣게 하다’는 뜻입니다. 귀를 기울인다는 것은 관심의 표현입니다. ‘He has my ear’라고 한다면 ‘나는 그가 하는 말에 관심이 많다’ ‘나는 그의 말을 주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표현에는 상하관계가 포함돼 있습니다. 듣는 사람은 윗사람이고, 말하는 사람은 부하입니다. 대통령은 누구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을까요. 자신의 측근입니다. 위 문장을 해석하면 “누가 트럼프 대통령이

“China steals United States Navy research drone in international waters, rips it out of water and takes it to China in unpresidented act.” 위 문장에 틀린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끝에서 두 번째 단어 ‘unpresidented’. 아무리 영어사전을 뒤져봐도 이런 단어는 없습니다. 여기에 들어갈 정확한 단어는 ‘unprecedented’. ‘전례가 없는’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문장이 이해됩니다. ‘중국은 미국 수중드론을 공해상에서 훔쳤다. 바닷속에서 낚아채 자기 나라로 가지고 갔다. 전례가 없는 행동이다.’ ‘언프리시던티드(unprecedented)’를 써야 할 자리에 ‘언프레지던티드(unpresidented)’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를 쓴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원고나 트윗을 읽어보면 ‘영어 수난사’가 펼쳐집니다. ‘Att

“We must as a nation be more unpredictable. We are totally predictable. We have to be unpredictable. And we have to be unpredictable, starting now.” 흔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리켜 ‘예측할 수 없는(unpredictable)’ 지도자라고 합니다. 오늘 얘기와 내일 얘기가 다르고,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성격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 정말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야”라고 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아마 기뻐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 칭찬이기 때문입니다. 위 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유세 때 자신의 정책방향을 설명한 중요한 연설의 한 부분입니다. 짧은 두 줄 문장에서 ‘(un)predictable’이라는 단어가 4번이나 등장합니다. 과거 미국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뻔한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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