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공유하기
워싱턴특파원 출신 기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시사와 어학을 동시에 챙기세요.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요즘 실질적 진전을 보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뉴욕타임스는 ‘impasse(교착 상태)’라고 했습니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 중에선 “이번 협상이 파국을 향해 가고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옵니다. △“Trump is in a long tradition of American presidents who have been taken to the clean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랑 중 하나는 자신이 북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겁니다. 그 덕분에 미국 국민들이 발 뻗고 잘 수 있다는 건데요. 석학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꿈 깨라’고 말합니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들의 길고 긴 전통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어떤 전통이냐 하면 협상 때마다 북한에 탈탈 털리는, 북한에 완패당하는 전통입니다. ‘Take to the cleaners’는 상대를 거덜 내는 것을 뜻합니다. △“It is not unusual or

1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감동적인 연설을 했습니다. 그 중요 부분을 정리해 봤습니다. △“Some have called the Korean War the ‘forgotten war’. But today, we prove these heroes were never forgotten.”(누군가는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이 영웅들이 결코 잊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연설 초반에 ‘잊혀진 전쟁’에 대해 말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대통령 시절 ‘잊혀진 전쟁’을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초월해 ‘잊혀진 전쟁’을 ‘잊혀지지 않는 전쟁(unforgotten war)’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워싱턴 특파원 시절 많은 한국전 참전용사를 만났습니다. 그들은 한국전 기념비 설립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전쟁을

미국에서 공부할 때나 특파원 생활을 할 때 일기예보를 열심히 봤습니다. 일기예보에 등장하는 날씨와 관련된 표현을 배우기 위해서죠. 날씨에 대한 다양한 영어 표현들을 모르면 미국인들과의 대화에 끼기 힘듭니다. ‘날씨 영어’(weather English)를 알아둬야 하는 이유입니다. △비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 요즘 비가 오는 꿈을 꿉니다. 하루 종일 비가 콸콸 쏟아지는 꿈을 꾸지만 현실에서는 소나기가 찔끔 내립니다. 물난리가 날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를 가리켜 ‘downpour’라고 합니다. 한동안 시원하게 내리다가 금방 그치는 소나기는 ‘shower’입니다. 가늘게 내리는 부슬비도 있죠. 이건 ‘drizzle’이라고 합니다. 날씨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drizzle to downpour’가 있습니다. 미약하게 시작해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대사건으로 발전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비나 눈, 우박 등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들을 총체적으로 ‘precipitation(강하)’이라고 합니다. 눈의 경우도

미국에서 오후 10시 반∼11시쯤 TV를 틀면 심야 토크쇼가 시작합니다. ‘호스트’로 불리는 진행자는 초대 손님을 부르기 전 10분 정도 방청객을 앞에 두고 혼자 ‘썰’을 푸는, ‘모놀로그’(독백)를 합니다. 호스트의 인기는 모놀로그에서 얼마나 뛰어난 입담을 과시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요즘 모놀로그의 최고 화제는 얼마 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극도의 저자세를 보여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Putin is Trump’s KGBFF.”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 사회를 맡았던 코미디언 지미 키멀의 모놀로그 일부입니다. ABC방송의 ‘지미 키멀 라이브’를 진행하는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트럼프의 ‘KGBFF’라고 소개합니다. ‘BFF’는 ‘영원한 절친’을 뜻하죠. KGB(옛 소련 비밀경찰) 출신의 푸틴이 트럼프의 영원한 절친이라는 뜻입니다. 이 신조어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미국에서는 ‘KGBFF’라고 적힌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는 건가요. 혼란스럽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미국은 다른 나라와는 척척 협상을 잘하던데 유독 북한만 만나면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삐걱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고위급 회담도, 북한의 6·25전쟁 미군 유해 송환 회담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미국 언론은 북-미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기사 제목을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North Korea’s predictable bait-and-switch. 인터넷 쇼핑 해보셨나요. 근사한 제품에 저렴한 가격이 나와 있어 기쁜 마음에 얼른 판매자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실상 근사한 제품은 비싼 가격이고, 저렴한 가격은 다른 근사하지 않은 제품에 붙여진 것이었습니다. ‘Bait-and-switch’는 마케팅 용어로, 미끼를 던져 소비자를 유인한 뒤 제품을 살짝 바꾸는 판매 행위를 가리킵니다. 비핵화 요구를 들어줄 것처럼 미국을 유인한 뒤 ‘제재를 풀어 달라’ ‘종전선언을 먼저 하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세 번째로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1, 2차 방북의 목적이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를 성사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면 3차 방북은 회담의 성과물을 준수하라고 북한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 뭔가를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북한과 협상을 해본 사람들은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We have reached a fork in the road. 보수적 성향의 외교안보 전문가 해리 카지아니스는 폼페이오 방북 성과에 대해 ‘fork in the road’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길 한가운데 꽂혀 있는 포크’는 Y형 갈림길로 나눠지는 지점을 말합니다. ‘중대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이란 뜻입니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을 빈손으로 돌려보낸 북한을 앞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North Korea poured cold water on the talks. ‘fork in the road’를 보고 곧바로 ‘중대 결정 시점’이란 의미를 떠올릴 한국

요즘 미국이 시끌시끌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이민정책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가족격리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열렸습니다. 가족 단위의 시위대가 눈에 띄게 많았습니다. 집에서 만들어온 듯한 형형색색 피켓을 들고 유명인의 연설을 듣거나 노래를 따라 불렀습니다. 가족 축제 같았던 이번 시위에 등장한 슬로건들을 소개합니다. △‘Families belong together’ 시위의 대표 슬로건입니다. 누가 만든 문구인지는 모르지만 피켓과 플래카드에 가장 많이 걸린 구호입니다. 한국 시위에 등장하는 ‘결사반대’ ‘물러가라’ 같은 자극적인 문구가 아닙니다. 하다못해 ‘No family separation’(가족격리 반대)도 아닙니다.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긍정의 메시지입니다. 타인의 잘못을 공격하고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고쳐나가자’는 공유의식을 강조했습니다. △‘We are better than thi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네임 콜링(name calling)’의 대가입니다. ‘네임 콜링’은 상대방의 별명을 지어 부르는 것을 말합니다. 그냥 별명이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을 잡치게 하는 모욕적인 별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극도로 사이가 나빴을 때 ‘little rocket man(리틀 로켓맨)’이라고 불렀습니다. 왜 ‘네임 콜링’을 하냐고요. 정적(政敵)을 비웃고 조롱하는 효과가 크니까요. △“Cryin’ Chuck, I’m going to ask him who is his acting coach.” 미 의회에서 민주당의 톱이라고 할 수 있는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감정이 풍부한 슈머 의원은 의회 연설에서 몇 차례 울먹인 경험 때문에 트럼프로부터 ‘울보 척’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눈물이 가짜 눈물이라고 놀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울보 척에게 가짜 눈물을 가르친 연기 코치가 도대체 누구냐”고 조롱하면 지지자들 사이에선 한바탕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회담 성과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반응은 다채롭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의원들의 반응을 살펴봤습니다. △“What planet is the president on?” 민주당은 대통령의 초라한 회담 성과에 기가 막힌다는 반응입니다. 북한이 확실히 비핵화 의지를 밝히지 않았는데도 “이제 북한 핵무기의 위협은 사라졌다”고 호언장담하는 대통령에게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쏘아붙입니다. “대통령,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습니까?” △“Chuck Schumer said ‘the Summit was what the Texans call all cattle and no hat.’” 슈머 원내대표는 상원 본회의장에서 대통령에게 또 한방 날립니다. “이번 회담은 흔히 텍사스 사람들이 말하는 ‘all cattle and no hat’이었다.” 슈머 원내대표는 흥분한 나머지 이 농담의 순서를 틀리게

오늘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미국 정가는 한동안 이 문제를 두고 시끌시끌했지만 이제 잠잠해졌습니다. 당파적 싸움은 접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싸우고 오라고 응원하는 분위기입니다. 국익이 걸린 문제에서 화합하는 것이 미국 정치의 특징이니까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미국 정치인들의 당부 보실까요. △If you’re a great deal maker, be interested in the details.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같은 당이지만 의견 충돌이 심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인 매코널 대표지만 이번 회담이 북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는 것을 압니다. ‘당신이 뛰어난 딜 메이커(거래의 해결사)라면 디테일에 신경을 써라.’ 디테일에 약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뼈 있는, 그러면서도 진심 어린 당부입니다. △When you find yourself on the same side as Bo
뉴스레터 구독 해지
뉴스레터 및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시기 위해 뉴스레터 및 마케팅 정보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