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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워싱턴특파원 출신 기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시사와 어학을 동시에 챙기세요.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95분간 혼자 열변 트럼프, 참 기괴해”

    최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올해 첫 각료회의가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시간 95분 내내 혼자 열변을 토했습니다. 아니 횡설수설했습니다. 1시간 반 동안 트럼프가 얘기한 주제가 24개라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가 팩트체크에 나선 결과 트럼프 발언의 75∼80%는 왜곡, 과장, 거짓 통계 인용 등으로 이뤄졌다고 합니다. AP통신은 이런 트럼프의 발언을 ‘fact-busting(사실 때려잡기)’이라는 단어로 요약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각료들에게 말할 기회 한 번 주지 않고 홀로 발언을 이어가는 대통령의 모습을 ‘기괴하다(bizarre)’고 평했습니다. 트럼프 발언 내용의 진위는 눈 질끈 감고 넘어가고, 대신 배워둘 만한 영어 표현에 집중하겠습니다. △As long as it takes. I‘m prepared. 이 두 문장은 붙어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배짱을 부릴 때 쓰는 말입니다. 지금 미 연방정부는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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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미국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것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주제는 ‘미국, 이것만은 고쳐줘’. 오늘은 인종차별 문제입니다. 저 역시 미국에 체류할 때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많이 고쳐졌지만 아직 뿌리 깊게 남아 있는 인종차별 피해자들의 얘기를 들어볼까요. △“I deserve to be here.” 미 예일대 기숙사 공용 공간에서 한 흑인 여성이 잠을 자고 있습니다. 기숙사에 사는 백인 여학생이 경찰에 신고합니다. 백인 여학생은 흑인 여성을 보고 ‘노숙자’ 또는 ‘범죄자’라고 생각해 신고하지 않았을까요. 사실 흑인 여성은 같은 기숙사 대학원생으로, 공부하다가 잠든 것이었습니다. 사정을 알고 난 뒤 화가 난 흑인 여성은 소리칩니다. “나도 여기에 있을 자격이 있어.” △“I try to put myself in other people‘s shoes….” 미국에서는 소방관들이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화재 예방조사(fire inspection)를 합니다. 그런데 흑인 소방관이 백인 거주 지

    • 201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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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상대 진영보다 먼저 포기하지 않겠다”

    미국 워싱턴의 12월은 한산합니다. 초순만 되면 정치인들은 워싱턴 사무실에서 짐을 싸서 고향으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올 연말 워싱턴이 시끄럽습니다. 의원들은 투표에 참가하기 위해 대기 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휴가를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백악관에 머물고 있습니다. 국경장벽 설치비용 문제와 이로 인해 발생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은 워싱턴 정치인들의 발을 꽁꽁 묶어두고 있습니다. △“We‘re not going to give in on this.”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신답게 최근 며칠 TV에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을 도와 달라”고 호소합니다. “우리(친트럼프 의원들)는 이 문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포기하다’라는 뜻에는 ‘give in’과 ‘give up’이 있습니다. ‘give up’은 자신의 습관이나, 하던 일이 안 돼서 포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 ‘give in’은 상대방과 싸우거나 대치하는 상황에서 내가 먼저 포기할 때

    • 2018-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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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성탄영화 논란, 기분 나쁘다”

    다음 주 화요일은 크리스마스(25일)입니다. 최근 미국 연예잡지 ‘할리우드 리포터’ 조사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시즌에 TV에서 가장 많이 방송되는 특집 영화는 ‘다이하드(Die Hard)’라고 합니다. 저도 미국에서 체류할 때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마치 사골 우려먹듯이 ‘다이하드’가 이 채널 저 채널에서 방송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 오면 소셜미디어 등에선 ‘다이하드’ 논쟁으로 뜨겁습니다. 논쟁의 핵심은 과연 ‘다이하드’를 ‘크리스마스 영화’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죠. 사실 크리스마스는 영화의 시간적 배경일 뿐 핵심 줄거리와는 상관이 없으니까요. △“I do get offended, because what is your benchmark?” ‘다이하드’의 각본가 스티븐 드 수자 씨는 일부에서 거론되는 “‘크리스마스 영화가 아니다’는 주장이 기분이 나쁘다(get offended)”고 합니다. ‘다이하드’는 크리스마스가 배경이니 당연히 크리스마스 영화라는 거죠. 그렇지

    • 201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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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트럼프 자찬하자, 트위터 비판하다

    ‘어이쿠, 또 올라올 시간 됐네.’ 국제부 기자를 하다 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애용하는 시간을 알게 됩니다. 워싱턴 시간으로 오전 6, 7시대(한국 시간 오후 8, 9시대)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오후에 올리는 트윗은 오전의 절반도 안 될 정도로 적습니다(보스턴 글로브지 조사 결과). 대부분의 트윗은 자신의 업적 자랑과 경쟁자에 대한 독설로 가득하지만 간혹 보면 괜찮은 영어 표현들도 등장합니다. △Level the field. 중국과의 무역전쟁 ‘90일 휴전’ 합의 직후 올린 트윗 중 일부분입니다. ‘Level’은 ‘수준’을 뜻합니다. 동사로 쓰일 때는 ‘높이를 동일하게 맞추다’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field’는 ‘playing field’를 의미하는 것으로 ‘경기장을 평평하게 고르다’에서 유래했습니다. 의역을 하자면 ‘평등하게 하다’ ‘공정하게 하다’라는 뜻입니다. ‘미중 무역은 공정하게 하자’는 뜻이겠죠. △When we are down $100 bill

    • 2018-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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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피해봐야 다시 마주해야 할 난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은 이런 것인가 봅니다. 일단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는 완전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큰소리친 뒤, 정작 협상에서는 전혀 일방적 승리 같지 않은 결과를 내고, 협상 결과에 대한 비판이 나올 것에 대비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선수 치기.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도 그랬고, 1일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미중 무역협상 때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This was a classic exercise in can-kicking. 일단 어려운 문제는 피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입니다. 길거리에서 깡통을 차보셨습니까. 여기서 깡통은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말합니다. 한 번 차면 깡통은 저 멀리 가고, 깡통 앞에 이르면 다시 차는 일이 반복됩니다. 깡통을 차버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미루는 것일 뿐이죠. ‘kick the can’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를 미루다’라는 뜻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90일 휴전

    •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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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사소한 일에 집착할래? “정신 차려”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입니다. 흔히 ‘쇼포칼립스’(shop+apocalypse의 합성어·쇼핑지옥)라고 불리는 절정의 쇼핑 시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블랙프라이데이는 한 해 쇼핑의 대미를 장식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반면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연말까지 이어지는 쇼핑 시즌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표현들을 알아보겠습니다. △Black Friday brings out a competitive streak. 느긋하게 사는 미국인들은 평소 치열한 경쟁에 나설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가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전쟁이 펼쳐지면 자신 속에 내재돼 있던 경쟁 본능을 일깨웁니다. 경쟁심이 발동한다고 할 때 ‘bring out a competitive streak’이라고 합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다양한 감정들이 있는데 블랙프라이데이가 되면 경쟁심의 가닥(streak)이 뻗쳐 나오는 것이죠. 경쟁심이 강한 사람을 가리켜 ‘He(She) has a competi

    • 2018-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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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불평등은 애플파이만큼 미국적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자서전이 연일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서전 내용은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습니다. 흥미로운 표현들도 많이 나와 있어 영어 공부에도 좋을 듯합니다. △Inequality seems as American as apple pie. 미셸 여사의 자서전을 보면 미국의 인종갈등을 얘기하면서 애플파이에 비유합니다. ‘(인종적) 불평등은 애플파이만큼이나 지극히 미국적인 것 같습니다.’ 미국인들은 미국의 정신과 문화를 애플파이에 비교하기를 좋아합니다. 미국과 유럽은 파이를 만드는 방법이 조금 다른데요. 파이의 재료로 유럽은 고기류를 즐겨 넣는 반면 미국은 과일을 많이 사용합니다. 유럽 식민지주의자들에 대항해 나라를 지켜내고 당당한 독립국가로 만들었다는 미국인들의 자존심의 상징이 바로 애플파이인 것이죠. △“I think I have as much of a chance of dancing in the Bolshoi Ballet in 2020 as the lik

    •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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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양쪽 모두 지는 게임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44대) 재직 시절에도 미국은 ‘분열’돼 있었습니다. 당시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갈등’ ‘불화’ ‘불통’ 단어가 등장하는 기사를 쓴 적이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하의 미국 분열과 오바마 시대의 분열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오바마 시대에는 분열이 있지만 동시에 해결과 협력을 찾으려는 노력이 진행됐습니다. 지금은 그런 노력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아마도 질리도록 싸우다 2020년 대통령선거를 맞이하겠지요. △“Two can play that game!”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후 민주당에 “나를 조사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자신이 연루된 러시아 스캔들이나 다른 비리 의혹을 조사한다면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는 하원 조사에 반하는 조사를 하게 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서 트위터에 ‘둘은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문장을 올렸습니다. 이 표현은 주로 부정

    •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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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당신 정말 정신 나갔어요?”

    미국에서 살던 시절 느낀 것 중 하나는 내 말이 다른 인종이나 민족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영어에는 과거 흑인 노예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인종차별적(racially charged) 표현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 표현을 몇 개 소개합니다. ‘즐겨 쓰시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고, ‘실수하거나 오해 사지 말라’는 취지입니다. △“This elections is so cotton-picking important to the state of Florida.” ‘Cotton-picking’은 목화를 따는 흑인 노예에서 유래했습니다. ‘정말로’ ‘진짜’라는 뜻입니다. “이번 선거는 플로리다주에 정말 중요하다.” 별로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은 문구인데 4일 중간선거 지원유세에서 이 말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서니 퍼듀 농무장관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플로리다주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주지사 후보로 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출마했습니다. 장관은 다른 표현

    •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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