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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특파원 출신 기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시사와 어학을 동시에 챙기세요.


일주일 후면 미국 ‘대선일 저녁(election night)’이 찾아옵니다. 이 시간이 되면 흥분감 속에 삼삼오오 모여 TV로 개표 결과를 지켜봅니다. 대선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볼까요. △“The rush to be first could result in getting it wrong.” 투표 마감 종이 땡 치면 방송국들의 선거 방송 경쟁이 시작됩니다. 화면에서 불꽃이 번쩍거리고 출구조사에 근거해 “예상 승자는(The Projected Winner is) ○○○”라는 대문짝만 한 자막이 등장합니다. 실시간 개표 방송을 하는 방송사는 6개사 정도. CNN과 폭스뉴스는 진보냐, 보수냐의 시청자 성향에 따라 확실히 갈립니다. AP통신은 방송사는 아닙니다만 기자들이 많이 봅니다. 나머지 지상파 3사(NBC, ABC, CBS)는 채널 돌리다가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봅니다.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미국 선거 위기 태스크포스(NTFEC)라는 언론 감시 단체가 최근 이 6개 언론사에 정확한 선거 보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보름 정도 남았습니다. 지금쯤 되면 지지 후보 얼굴이 그려져 있거나 문구가 쓰인 티셔츠, 머그잔, 스티커 등 대선 홍보 상품 판매가 절정에 달하는데요. 영어로는 ‘캠페인 머천다이즈(campaign merchandise)’라고 합니다. 민주 공화 후보 상품들을 판매하는 공식 온라인 쇼핑몰을 들여다봤습니다. △‘You Ain’t Black’ Tee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흑인 대상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만약 두 후보 중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른다면, 당신은 흑인이 아니다(you ain’t black)”라고 말해 논란이 됐습니다. “흑인들을 가르치려는 것이냐”는 비난이 쏟아졌죠. 게다가 ‘ain’t’라는 단어를 쓴 것도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표준 영어에는 거의 쓰이지 않고 흑인 영어에 주로 등장하는 ‘are not’의 줄임말이죠. 공화당은 곧바로 이 문구가 들어간 티셔츠를 제작해 바이든 후보를 조롱했습니다. 민주당이 좋아하는 ‘정치적 올바름’을 비웃듯 ‘black

한국인들이 미국에 가서 가장 두려워하는 일 중 하나가 병원 방문입니다. 한국말로도 콕 집어 설명하기 힘든 증상을 의사에게 영어로 말해야 한다면 정말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이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었습니다. 의료진은 수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병세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배워둘 만한 ‘병원 영어’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He had a little cough and fever. More than anything he’s felt run down.” 입원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숀 콘리 주치의는 대통령의 증세에 대해 “기침과 열이 조금 있었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증상은 극도의 피로감이다”라고 말합니다. ‘Run down’은 다용도 표현인데요. 건물이 허물어질 정도로 낡았을 때, 배터리가 나갔을 때, 감기몸살로 완전히 녹초가 됐을 때 모두 씁니다. 그냥 ‘피곤하다(tired)’ 수준이 아니라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재택근무가 늘면서 줌(Zoom)을 이용한 화상회의 참석으로 인한 피로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줌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을 뿐 아니라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다른 사람 얼굴을 계속 봐야 하고, 내 모습도 계속 촬영된다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적지 않기 때문이겠죠. 줌 피로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Multitasking is tempting, but the Slack message you just got can wait 15 minutes.”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제시한 줌 피로 해소법입니다. 줌 회의를 하면 컴퓨터상에서 다른 작업도 병행하고 싶은 멀티태스킹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No)”라고 말합니다. “멀티태스킹이 솔깃하지만 당신이 받은 슬랙 메시지는 15분을 기다릴 수 있다.” 슬랙은 요즘 많이 쓰는 업무용 메신저입니다. 별일 아닌 것 같은 메신저 답신도 줌 회의가 끝나는 15분 후로 미루라는 겁니다. △“Make virtual social events opt

한때 ‘제2의 테슬라’로 각광받던 니콜라가 미국 월가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힌덴버그리서치 보고서가 니콜라에 대해 기술역량, 파트너십, 생산능력 등에서 많은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니콜라가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거죠. 그 중심에는 니콜라의 젊은 창업자 트레버 밀턴(39)이 있습니다. △“It‘s hard to contain my emotion about this.” 힌덴버그 보고서는 니콜라가 2016년 시제품을 선보인 수소트럭 ‘니콜라원’을 홍보하기 위해 2018년 유튜브 등에 공개한 주행 영상이 조작됐다고 폭로했습니다. 자체 추진력이 없는 트럭을 언덕 위에서 아래로 굴렸다는 것이죠. 극적 연출을 좋아하는 밀턴은 트럭 출시 당시 성대한 행사를 열고 울먹이며 “감격을 주체하기 힘들다”고 말했었는데요. ‘감정을 억누른다’고 할 때 ‘contain emotion(또는 oneself)’이라고 합니다. △“He should be let go.”

요즘 미국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팬더링(pandering)’이라는 단어를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영합’이라는 뜻의 선거용어인데요. 특정 유권자 그룹의 표를 얻기 위해 아부성 발언을 한다거나 선심 공약을 내세우는 전략을 말합니다. △“If I had the talent of any one of these people, I‘d be elected president by acclamation.” 최근 플로리다 유세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갑자기 마이크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갖다 댑니다. 전화에서 2017년 빌보드 차트 1위곡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의 ‘데스파시토’가 흘러나옵니다. 신나는 라틴 댄스곡이죠. 그러면서 “내가 이 가수들처럼 재능이 있었다면 만장일치로 대통령이 됐을 텐데 말이야”라고 능청을 떱니다. 그의 음악적 취향을 추측해 보건대 ‘데스파시토’를 알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를 들고 나온 것은 플로리다가 중남미 출신 유권자들이 많은 곳이기 때문

미국에서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남의 탓으로 돌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적지 않은 갈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 갈등의 최전선에 기자들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참모들을 밀착 취재해야 하는 기자들은 백악관이 기본적인 방역수칙도 안 지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If you don’t take it off, you are very muffled.” 얼마 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마스크를 쓴 채 질문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짜증을 내며 벗으라고 독촉을 했습니다. “마스크를 벗지 않아 소리가 잘 안 들린다.” 마스크를 쓴 채 말하면 소리가 작게 들리죠. 이럴 때 “You are(또는 sound) muffled”라고 합니다. ‘Muffle’은 ‘덮다’ ‘(덮어서) 소리를 죽이다’라는 뜻입니다. 자동차 머플러, 겨울철 목에 두르는 머플러 등이 모두 여기서 유래했습니다. △“There was absolutely no social distancing

우리 사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로감이 역력합니다. 이럴 때 우리를 화나게 하는 것은 모범을 보여야 할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것입니다. 코로나 ‘내로남불’을 보면 스트레스 레벨이 치솟죠. 미국 사례들을 모아봤습니다. △“It feels almost like a slap in the face!”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코로나19로 실내영업이 금지된 샌프란시스코의 한 미용실 내부에서 샴푸를 하고 젖은 머리로 돌아다니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마스크도 안 쓴 채 말이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미친 낸시 펠로시”라고 조롱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다른 미용실 주인은 말합니다. “이건 완전 (영업을 못하는 미용실들에 대한) 모욕이에요!” 만약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한 대 맞았다면 모욕감, 수치감, 불쾌감 등이 쌓이겠죠. 그럴 때 ‘a slap in the face’라고 합니다. △“Read the room, Kenney.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 리모델링 논란이 뜨겁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 일정에 맞춰 새로 단장한 로즈가든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는데요. 논란의 핵심은 멜라니아 여사가 리모델링을 하면서 개선이 아닌 개악을 해놓았다는 겁니다. △“She is as clueless and classless as her husband.” 미국 소셜미디어를 보면 멜라니아 여사에 대한 분노의 트윗들이 넘쳐납니다.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녀는 남편만큼 멍청하고 수준 없어.” 역대 퍼스트레이디들이 정성 들여 꾸며 놓은 정원을 멜라니아 여사가 망쳐 놓았다는 겁니다. 이런 트윗 중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규제 정책을 비판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날렸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의 의식 저변에도 미국 역사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동유럽 출신의 퍼스트레이디에 대한 거부감이 깔려 있는 셈이죠. △“That’s like saying, ‘I like chocolate and you like

미국 대통령 선거 전당대회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전당대회에서 민주 공화 양당은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합니다. 선출이라고 하지만 사실 후보야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고, 후보 수락 연설도 익히 예상 가능한 내용이지요. 그래서 전당대회의 꽃은 찬조출연 역할인 연설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It is what it is.” 올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투표(VOTE)’ 목걸이가 화제였는데요. 연설도 좋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이 문구를 그녀 연설의 핵심으로 꼽았습니다. “세상사 뭐 그런 거지. 어쩌겠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 하는 것이 더 확실히 의미 전달이 되는데요. ‘Accept it, and move on’의 뜻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분열정치에 실망했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그러니 세상을 바꾸려면 민주당 후보를 뽑아 달라”는 의미입니다. △“We’re the only children of billionaires who are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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