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차별은 흉기”…청소년 ‘죽음 고민’ 58~164% 높인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0일 0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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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27.6% 1년간 죽음에 대해 생각
16.6%는 온라인상 악성댓글 등 시달려
22~27% 성적·나이·성별·외모 차별 경험

악성 댓글(악플)이나 차별을 경험할 때마다 중학생들이 극단적인 생각을 떠올릴 가능성은 각각 58%와 164%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상 괴롭힘과 일상 속 차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2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최정아 경일대학교 부교수는 전문학술지인 ‘보건사회연구’에 실은 ‘중학생의 자살생각에 대한 사이버괴롭힘 피해 및 차별 경험의 영향’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6년 실시한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연구Ⅵ’에서 중학생 3775명 중 지난 1년 동안 죽음을 생각한 학생은 27.6%인 1034명에 달했다. 여학생이 61.8%(639명)로 남학생(38.2%, 395명)보다 많았다.

중학생들 가운데 지난 1년간 게시판 댓글이나 메신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욕설이나 모욕적인 말을 듣는 등 사이버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는 16.6%였다. 원치 않는 사생활이 공개됐다는 응답률은 6.0%였으며 성희롱 피해 3.0%, 인터넷 따돌림 2.5%, 협박을 당한 경우 2.4% 순이었다.

차별 경험 가운데선 시험 등 학교 성적으로 인한 차별이 27.3%로 가장 많았으며, 연령에 따른 차별 24.5%, 외모나 신체조건으로 인한 차별 23.4%, 성별에 따른 차별 22.5% 등의 경험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런 차별을 겪은 중학생 5명 중 1명은 그 빈도가 한 달에 1~2회로 피해 경험이 잦았다.

연구는 사이버괴롭힘 피해와 차별 경험이 삶에 대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 확인하기 위해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심리적 요인을 통제한 상태에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사이버괴롭힘 피해가 1점 증가할수록 극단적인 생각이 떠오를 가능성은 57.7% 늘었고 차별 경험은 1점 오를 때마다 163.8% 증가했다.

지난해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10대 사망원인 1위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10~19세 인구 10만명당 5.8명 사망)였다.

최정아 부교수는 “청소년기 자살예방을 위해 사회적 요인에 대한 개입이 필요함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사이버괴롭힘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와 경험적 검증을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예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차별을 경험한 청소년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고 효과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전문성 강화와 상담환경 조성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정신적 고통 등을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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