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예술가와 철학자에게 수학은 오랜 뮤즈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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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예술/린 갬웰 지음·김수환 옮김/612쪽·8만9000원·쌤앤파커스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갈릴레오의 절친이었다. 그래서 그는 ‘홀로페우스의 머리를 베는 유디트’를 그릴 때 당시 갈릴레오가 발표했던 발사체 운동법칙에 따라 죽은 장수의 피가 포물선을 그리며 뿜어지도록 표현했다.

인류의 역사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한 수학과 과학, 예술의 진화, 발전 과정을 총망라했다. 저자는 “세상의 모든 창조와 진보가 수학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한다. 900명에 가까운 수학자, 과학자, 철학자를 통해 수학과 예술의 지적 연결고리를 증명한다.

역사적으로 회화, 조각, 건축, 음악 등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예술가는 당대의 수학 원리를 발견하는 것에 대해 흥미를 가졌다. 수학자들과의 교류도 적극적이었다. 플라톤은 아카데미 입구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 이 문을 들어올 수 없다”는 문구를 적어놓았다. 많은 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피타고라스학파는 수의 조화가 우주 만물을 만들어내고 유지하게 한다는 신념을 종교화했다. 천체물리학자 닐 디스래그 타이의 말처럼, “예술가와 철학자에게 수학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뮤즈였다.”

중국의 수학책 ‘구고정리’부터 이집트 피라미드 건축에 쓰인 기하학, 현대 컴퓨터의 원리에 이르는 문화사를 종횡으로 훑었다. 사진으로 보는 500여 점의 작품들은 예술가들이 어떻게 당대에 중요한 수학적 개념을 표현했는지 보여준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수학과 예술#린 갬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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