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탠퍼드대병원이 포기한 미국인 환자, 한국서 생체간이식 성공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5일 11시 16분


코멘트
미국 스탠퍼드대학병원 추천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은 미국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찰스 칼슨(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씨와 부인 헤이디 칼슨씨, 송기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 및  간이식팀 의료진.© 뉴스1
미국 스탠퍼드대학병원 추천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은 미국 실리콘밸리 엔지니어 찰스 칼슨(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씨와 부인 헤이디 칼슨씨, 송기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 및 간이식팀 의료진.© 뉴스1
미국 스탠퍼드대학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한 미국인 환자가 국내 병원에서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 환자는 스탠퍼드대학병원 의료진이 직접 한국 의료진에 치료를 부탁해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2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검색엔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찰스 칼슨(47)씨는 지난 2011년 몸이 좋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이유를 알 수 없는 ‘간경화’와 ‘골수이형성증후군’을 차례로 진단받았다.

‘골수이형성증후군’은 조혈모세포 이상으로 혈소판과 백혈구 등의 혈액세포가 줄어 면역기능 이상, 감염, 출혈을 일으키는 중증질환이다.

칼슨씨는 스탠퍼드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를 10회 이상 진행했지만 간 기능이 더 나빠지자 ‘미국 장기이식 네트워크’(UNOS)에 뇌사자 간이식 대기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긴 대기 시간이 문제였다. ‘골수이형성증후군’의 항암치료가 듣지 않아 칼슨씨의 몸 상태는 갈수록 나빠졌다.

유일한 치료법은 생체간이식뿐이었다. 재미교포로 스탠퍼드대학병원에서 간을 전공하고 있는 교수가 칼슨 씨에게 “생체간이식은 미국보다 한국이 훨씬 앞서있다”며 서울아산병원을 추천했다. 이에 칼슨씨는 서울아산병원의 간이식 1년 생존율이 97%로 미국의 89%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칼슨씨는 지난해 11월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혈액내과와 협의해 치료계획을 세웠고, 지난해 12월19일 칼슨씨의 생체간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칼슨씨는 부인 헤이디 칼슨(47)씨로부터 간을 기증받았다.

칼슨씨는 수술 당시 간경화로 복수가 차있었고, 항암치료를 받아 몸이 쇠약해진 상태여서 수술시간만 18시간이 걸렸다. 긴 수술 동안 혈소판 16팩과 혈액 20팩 등 대량의 수혈이 이뤄졌다. 이후 2개월 동안 중환자실에서 머물다가 건강을 회복한 2월 중순 일반병실로 옮겼다. 칼슨씨는 지난 22일에는 병원에서 생일파티를 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칼슨씨는 “다시 미국에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일상을 즐기고 싶다”며 “평범한 행복을 되찾도록 도와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송기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환자와 가족들이 치료를 받으려는 의지가 강했다”며 “의료진을 믿고 잘 따라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국내 생체간이식 치료수준은 세계적”이라며 “이 분야의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